한국에 있는
3월! 만나는 분들마다 ‘폭삭, 속았수다’라는
드라마를 보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에서도 안보는 드라마를 한국에서 볼일은 없었지만 미국에 돌아가면 꼭
보라는 말에 알겠다 하면서 ‘폭삭 속았수다?’ 그게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폭삭 망했다,
폭삭 무너졌다, 에서 알듯이 폭삭은 완전히, 정말 이라는 뜻인데, 속았수다? 우리가 쉽게 생각할 것은
‘완전히 속았다’라는 의미같은데 제주도 방언으로 실제의 뜻은‘정말 수고했습니다’라는 뜻이라 합니다. 2개월 만에 돌아온 주일부터 오늘까지
4개의 묵상, 네편의 설교, 그리고 다른 교회
목사 임직 순서까지, 9편의 글을 작성해야 했는데,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송인서 전도사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해가 되었습니다. 신학을 했다 하지만 늘 학생들을 가르치는 처지에서만 있었던 분. 정말 힘들었던지,
‘목사님 힘들었습니다’라는 반복합니다. 이번에 한국에서 송 전도사 부모님을 뵈었는데
인격적으로나 신앙적으로 너무 훌륭한 분들이셨고, 그런 분들 아래서 송 전도사가 좋은 성품을
가지고 자랄 수밖에 없었구나 생각했습니다. 들었던 일화를 이야기하자면, 송 전도사가 나온 안암골 고려대는 토속적 느낌이 강해 전통적으로 맥주보다는 막걸리를 많이 마셨습니다. 그런데, 그런 분위기의 학교에 다니면서도 레갑족속이 포도주를 입에 대지 않은 것처럼 입에 술을
대지 않았다 합니다. 반대로 제 삶은 하나님이 없이 사는 삶, 소망
없는 사람처럼 여기저기 술 마시며 대학생활내내 갈등하는 삶이었고, 송 전도사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았던 것입니다. 어느 분이 주차돼 있던 송 전도사 아버지의
차를 받았는데,
공업사에서 견적을 내니 50만 원이 나왔다 합니다. 이러저러해서 공업사에서 고치지 않고 이름 없는 곳에서 고치다 보니 20여만 원이 나왔는데,
송 전도사가 우기며 50만 원 중 20만 원만
들었으니 30만 원은 그러면 돌려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합니다. 사실
그럴 때 공업사에서 고치면 제대로 고치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곳에서 고치면 싸게 하는 대신 소위 말하는 quality에 차이가 나서 싸게 고치고 그 돈을 다른 용도에 쓰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고 도덕적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송 전도사 신앙으로는 용납이 안 되었나 봅니다. 아버지는 아들과 싸우다 돈을 돌려주었지만,
아버지가 아들에 대해서 말할 때 자부심을 가지고 말씀하셨습니다. 30년 목회를 한 저도 힘들어 죽겠는데,
그런 성품이니 대충하지 않았을 송 전도사는 안 보아도 꽤 힘들었을 겁니다. 그래서
미안함에 던지는 말! “폭삭,
속았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