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주일,
힘든 몸을 이끌고 로봇처럼 걸으시는 여자분을 기억하시나요? 그렇게 걷기에는 너무
젊으셨던 분, 강혜옥 집사님 집사님을 알게 된 지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우리 교회 성도의 집에 사셨었는데, 들리는 이야기는 자기주장이 꽤 강하신 분이라는
이야기가 있어 얼굴을 뵙기 전에는 고집이 세게 생긴 여자분을 연상하였습니다. 그러다가 22년 12월에 교회를 방문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냥 방문하시나 싶었는데, 방문 당일 바로 교회 등록하시고 교인이 되셨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제가 수술 등으로 한참을 뵙지 못하게 되었을 때, 집사님도 아주 큰 사고가 났습니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시는 분을, 한국 들어가기 전에 뵈었습니다. 철저하게 사시는 집을 숨겨 놓으셨기에 집에서 뵌 것이 아니고
가든 글로브에 있는 빵집 앞에서 만나 심방 아닌 심방을 했습니다. 걸으시는 모습이 너무 안 좋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집사님이 저를 더 걱정하셨습니다. 저도 한동안 교회를 비우고
언제 다시 뵐지 몰라 오고 가는 사람들이 있건 없건, 길거리에서 제가 먼저 집사님을 위해 기도하고 집사님이
곧이어 저를 위해 기도해 주셨습니다. 목사는 기도를 들어보면 대충 느끼는 것이
있는데,
집사님은 진심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분이셨습니다. 들었던 집사님에 관한 이야기는 살아오셨던
삶의 무게가 너무 고통스러웠기에 그렇게 사실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오래전 사진의 집사님은 모델처럼
아름다웠고 당당하셨었습니다. 과거를 여쭙지 않았습니다.
말씀하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조금 나아지시면 또 다른 일을 당하시고
그래서,
재활하는 시간이 참 오래 걸렸습니다. 매주 힘겹게 나오셔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으실
때마다 얼마나 고통스러우실지 싶었고, 또 얼마나 예수님 사모하면 저렇게 나오실까, 싶었는데, 집사님의 매일 아침 기도는 저의 건강이었다고 합니다. 그 말씀이 늘 마음에 아팠습니다. 지난주 교회를 떠나시기 전 차를 타시기
전에 저에게 자꾸 뭐라 말씀하시는데, 다른 성도와 이야기를 하는 중이라 손으로만
안녕을 고했는데, 그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신 것입니다.
심전도 검사를 했는데 괜찮았다고 합니다. (저도 심근경색이 올 때 심전도는 늘 정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심장이 조여오면 바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심근경색이 오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해산하는 고통과 같다고 합니다. 그렇게 돌아가셨습니다. 아무런 연고도
없이 말입니다. 시신을 수습하려고 합니다. 교회로서, 목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는데, 몇 가지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집사람은 너무 고통으로 느끼시며 하시는 말씀을 들었기에 ‘집사님 생각하면 어쩌면 더 좋은 일인지 모른다’라고 하였습니다.
집사님이 정말 하나님 사랑하는 분이셔서 참 다행입니다. (요즘 참 많은 분이 돌아가셔 마음이
어렵기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