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김순성 사모님의 장례식은 단
한 번 김광철 목사님이 묻히신 곧 옆에서 하관 예배를 드림으로 끝이 났습니다. 사모님을 생각할
때, 준비했던 본문이 있어 준비하면서, 전에 김광철 목사님이 생존하실
때 했던 두 편의 설교를 했는데, 하나는 구순 잔치인 2016년에 그리고
돌아가셨을 때인 2022년의 설교였습니다. 설교를 다시 읽다 보니 김광철 목사님과
함께 있었던 일들도, 나누었던 대화들도 기억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모님 정말 대단하셨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의 자녀들이 제일 싫어하셨던
말씀이 ‘아버지 닮았다’라는 말씀이었다고 합니다. 사모님에 대한 말씀을 준비하다가 목사님은
사모님 없으시면 반편이라는 표현이 나왔습니다. 목사님은 사모님이 없으시면 모든 것이 불편하실
만큼 사모님이 알아서 뒤에서 다 해주셨기에 사모님 없으시면 목사님은 반편이라고 했는데, 그러려고 쓴 것은
아니지만 반편이라는 표현이 사전적 의미는 모자라다, 멍청하다는 뜻입니다. 야외에서 설교를 시작한 지
3분여 되었을까? 제가 실수로 원고가 있는 타블렛의 문서를 날려버렸습니다.
짧은 순간 너무 당황스러웠고 빨리 복구하려고 해도, 야외이다 보니
Wifi가 안 돼, 불러오기가 안되는 것입니다. 저희 교인들이 그냥 하라고 하셔서 그때부터 원고 없이 기억나는 대로 설교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길지 않은 것이었기에 대부분 다 기억이 났는데, 김광철 목사님이 반편이라는 말씀만 못 했습니다.
그 말씀은 사실 사모님이 얼마나 잘하셨는지를 소개하는 핵심 단어와 같은 것인데, 전혀 생각이 안 나다가 설교가 끝나고 김성봉 집사가 조가를 부르는데 생각이 났던 것입니다. 목사들은 가끔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합니다.
‘아 하나님이 막으셨다.’ 끝나고 유족들과 이야기하는데,
격려 차원이라 그런지, 목사님 원고 없이 설교하셔서 더 좋았다고 말씀하시기에 빠졌던
그 말씀을 드렸더니 다들 환하게 웃으시면서 본인들이 다 동의하시는 내용들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다른 사람들 흉보는 것은 하나님이 싫어하십니다.
(실수를 잘 포장하는 목사의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