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곱디고운 권사님이 한국에서 오셔서
교회를 등록하셨습니다. 88세라 믿기지 않으실 정도로 ‘와 정말 고우시다’ 느낀 정옥희 권사님의 어머니 장금숙
권사님이셨는데, 그 연세에 허리도 곳곳하시고 눈에 어린 총기는 젊은이 못지 않으셨습니다. 태국에서 오래 사셨고, 돌아오셔서는 고향인 부산에 거하시다가 홀로 되신 후, 따님 거하시는 미국집으로 오시게 된 것입니다.
권사님은 예수를 믿지 않으셨는데,
먼저 예수를 믿으신 정옥희 권사님을 따라 예수님을 늦게 믿기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늦게 믿으신 것이 너무 억울하셨는지 그때부터 성경읽고 기도생활하시는 삶이 마치 신혼생활에 빠진 신부처럼 그렇게 신랑되신 예수님 사랑하는
삶으로 살아가셨습니다. 권사님에게 흐트러진 모습을 뵌적이 없습니다.
늘 정갈하게 옷을 입으시고 머리도 정갈한 모습으로 늘 교회를 나오셨습니다. 권사님의
안경은 권사님의 눈을 더욱 크게 보이게 해서, 권사님은 나이 드셔서 눈도 안내려오시다 보다 생각했습니다.
다른 분들과 인사하실때도 늘 절제와 정도가 있으셔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어른이 되셨습니다. 한 달전쯤,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고 하시면서 한국으로 돌아가려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유를 여쭈어 보니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한국에 가면 내가 가고 싶은 곳,
버스 타고 가면 되고, 미장원 가는 것도 내가 그냥 걸어가면 되는데,
한국에서는 혼자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이 미국에서는 바쁜 가족들의 손을 빌리려 하니 오래 고민하고 결정한 일입니다”
하셨습니다. 그리고 혹이나 제가 오해할까봐 “우리 정대연
장로때문에 이렇게 편하게 오래 있었죠. 정 장로가 내 아들처럼 더 살갑게 해
3년 동안 편안하게 지냈는데, 더 있는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곧 아들이 은퇴하면 함께 들어가
산다고 하셔서 혼자 계시는 것은 아니고, 동기들, 신앙생활하던 분들이 거기 계셔서 외롭지 않을 것이라 하시며 걱정하지 말라 하십니다. 보통 목사에게 그런 말을 하면 말리는 편인데,
권사님이 하시는 말씀에 ‘아 지혜로운 어른은 이렇게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가시는 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건강하신 권사님에게는 지금 가시지 않으면 더 어려워지시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요일 새벽에 권사님을 위해 기도하는데,
권사님은 어디에 계셔도 많은 분들에게 참 좋은 어른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치리라는 확신이 들어 감사했습니다. “권사님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시길 빕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제가 한국에 나가면 광안리에서 약속하신 회 사주세요” (권사님은 오늘밤 한국으로 돌아가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