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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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신학동기가 감옥에서 나왔습니다2024-07-29 04:48
작성자 Level 10

1995년 장로회 신학교에 들어가게 되었을때, 중국에서 온 여자 유학생이 있었는데, 이름은 오명봉, 나이가 저랑 같은 서른살이었습니다. 중국공산당의 허락을 받고 해외 신학교로 나간 최초의 유학생이었고, 그의 고모는 중국 심양에 있는 서탑교회의 담임목사이셨던 오애은 목사님이셨습니다.

오 전도사는 저에게 중국어 찬양과 언어를 가르쳐준 선생님이었고, 저는 오 전도사를 제가 아는 선교단체등에 소개해 중국상황과 설교등을 부탁하며 친하게 지냈습니다.

어느날, 오명봉 전도사가 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는데, 상대방은 다름아닌 신학 동기인 서자선 전도사 였습니다. 사실 두사람의 결혼을 많은 분들이 축복한 것은 아닙니다. 그분들의 사랑을 의심해서가 아니고 미래에 대한 걱정때문이었습니다.

두사람은 결혼하여 중국으로 떠났고, 곧 오명봉 목사님은 중국 삼자교회를 대표하는 목사가 되었습니다. 오목사가 맡은 심양의 서탑교회는 일제시대부터 조선족을 이끌었던 대표교회였고, 또 다른 교회 동관교회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선교사 존로스가 조선의 상인들과 더불어 최초로 한글 성경을 번역한 교회입니다.

동관교회의 교인은 3만명에 육박했고, 서탑교회도 그 이상이었습니다. 서자선 목사는 외국인 신분이었기에 목회를 하지 못하고 아내의 목회를 돕는 일과, 학생들을 신앙으로 교육하는 일에 투신하였습니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17년만에 미국에 방문하여 만났을때, 여전히 겸손한 두분의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 어느날 갑자기 비리로 감옥에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시기가 교회에 대한 핍박과 선교사들을 추방하던 시기였습니다. 증거도 없이 두사람을 각기 감옥에 보내어 3년이 넘도록 붙잡아 두었고, 지난 주 서자선 목사가 먼저 석방되어 추방되었습니다.(오명봉 목사는 앞으로 2년 더 복역해야 합니다) 이미 한국에 들어와 군대를 간 자녀 둘이 아버지를 맞이하고, 신학동기들, 그리고 서 목사의 형제들(네명이 목사)들이 나가 맞이하였습니다. 걱정했는데, 참 밝고 당당한 모습으로 서 목사가 공항에서 인터뷰한 내용중, 아들들에게 아버지, 엄마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라고 마태복음 5장의 이야기를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 5:10)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라

( 5:11)나로 말미암아 너희를 욕하고 박해하고 거짓으로 너희를 거슬러 모든 악한 말을 할 때에는 너희에게 복이 있나니

( 5:12)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 너희 전에 있던 선지자들도 이같이 박해하였느니라

 

어느 순간 잊혀져 버린 말씀...

같이 신학을 한 목사에게 일어나는 일, 의를 위해 박해를 받는, 예수님 때문에 욕하고 박해 받으면 너희에게 복이 있다는 말씀...

 

밝은 서목사의 얼굴을 보며, 감옥에 있는 오명봉 목사도 속히 그런 당당한 모습으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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