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꿈은 운동선수였는데, 가능성이 보인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일단 체격이 컸고 달리기도 빨랐었습니다(초등학교때는 제일 뒷줄에 서 있었습니다). 축구도 좋아했고 야구도 좋아했는데,
전학간 초등학교는 그해 축구부가 해체되고 말았습니다. 야구는 군산중앙(군산 중앙중학교 출신들이 대부분 역전의 명수라는 군산상고로 감)
야구부 출신친구가 서울로 전학와 오랫동안 함께 야구를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중학교때
선택한 것은 권투, 목사의 아들로 참고 인내하며 살아야 하는 삶, 남들이
뭐라고 해도 욕해서는 안되는 삶이 너무 싫어서 샌드백을 두드리며 중학생활을 보냈었습니다. 작은 공으로 하는
것은 다 좋아서, 나중에 결혼하여 아이들과 함께 운동하는 꿈을 꾸곤 했는데, 두 아이 모두 운동에는 전혀 소질이 없었습니다. 예석이는 공가지고 노는 것을 하나도 즐기지를 않고 오직 잘하는 것은 달리는 것입니다. 대학을 다닐때 맥박이
언제가 60이하라 너무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60이하는
7-80대 어른들의 맥박입니다). 그리고 맥박이 60이하인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마라톤 선수들입니다. 예석이는 아무리 뛰어도 별로 힘들지 않게
뛰고 올께 하면 보통 7마일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뛰고 옵니다. 오래
달리기만 잘하는 아들... 저는 심장병 환자라 아들과 뛸 수가 없습니다. 다만 스키, 오토바이등 조금은 위험한 것들을 즐깁니다. 미국은 태어난 아이의 발을 찍잖아요. 예준이가 태어났을때 발을
찍었는데 세상에... 저와같은 평발입니다. 미국 시민이라 군대도 안가는
아이가 평발이라니... 평발의 약점은 오래 뛰면 발이 갈라지는 것입니다. 예준이는 운동을 저처럼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농구는 슛만 잘 던지고, 야구는 던지는 것만 잘하고, 운동의 가장 기분인 달리기가 안됩니다. 예준이가 정말 잘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건 선수들의 이름, 특징등을 잘 외우는 것입니다. 자신의
운동 정체성을 인정한 순간부터 그녀석도 운동을 직접하는 것보다 보는 것을 좋아하더니 드디어 대박을 쳤습니다. 지난 수요일 밤... 홀로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경기를 보고 오더니 늦은 시간에 들어와 자랑합니다. “아빠 Junghu Lee가 나에게 공을 줬어” “누구?” “한국사람 이정후...영상볼래?” 그리고 이정후의 연습하는 장면을 찍은 모습... 우리 아들이 다른 사람들이 아직 갖지 못한 자랑스러운 메이저리거 이정후의 공을 받았습니다. 동네방네 자랑할 일입니다. 그보다 더 동네방네 자랑할일, 우리가 예수님의 은혜받았음을 동네방네 자랑했으면 좋겠습니다.
예준이가 어느날 밤에 저를 깨우며 “아빠 예수님이 나에게 찾아오셨어”라는 멋진 말을 하면 그땐 전 세계에 자랑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