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애 권사님은 건강하셨는데, 무릎 수술하시면서 생긴 혈전이 혈관을 막아 갑자기 뇌졸증이
10년 전에 왔습니다. 늘 씩씩하시고 탁구치시는 것을 좋아하셨던 분이셨는데,
한순간에 어린 아이처럼 변한 것입니다. 몇년전 기적이 일어났는데, 갑자기 모든 기억이 돌아와 교회에 나오셨을 때였습니다.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모든 것을
다 기억하셔서 기적이라 생각했는데, 병원관계자 분들이 주무시고 나면 다시 예전의 상태로 돌아가신다고 했는데,
아쉽게도 그말이 맞았습니다. 최영진 장로님을 비롯한 형제들이 참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
열심히 챙기셨습니다. 어쩔땐 찾아뵈면 아는 척도 안하시고 이불 속에만 계셨는데, 이번엔 너무나 총명한 모습으로 맞아주시고 기도까지 해주셨습니다.
이혜영 권사님은 이제 다시 걸으시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장기요양하는 곳으로 가셔서
힘겹게 숨쉬며 지내고 계시는데, 옆에서 병간호 하시는 장로님이 안쓰럽기만 하였습니다.
이혜영 권사님에게 “권사님 예수님이 권사님을 지금도, 돌아가신 후에도 사랑하고 계심을 믿으시지요?” “그럼요. 목사님” 숨쉬기 어려우셔도 확신에 차서 말씀하시는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쉬는
것은, 늙어서 병들어가는 모습이 아닌, 나이가 드셔서 다른 세계를 준비하는
구도자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늙어간다는 것, 나이든다는 것...
빌헤름 슈미트라는 분이 쓴 책의 제목이기도 하는데, 늙는다는 것은 우리의 신체능력이 약해지고 외모가 볼품없어지는
것을 의미하지만 나이들어간다는 것은 다른 의미라는 것입니다. 늙는 것과 나이 들어가는 것을 거스릴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늙는 것은 세포가 죽는 것이라고 한다면 나이들어가는 것은 다른 세계를 만들어가는 역동성입니다.
두분은 모두 60대에 교회에 최선을 다하여 애쓰고 노력하셨던 분들입니다.
이제 그 시간이 지나도 다른 세계를 준비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교회에 시무권사회 모임을 만들고 이름을 좀 근사하게
지어달라고 하셔서 ‘익어가는 여인들의 모임’이라고 정할까 합니다. 늙어가는 것이 아닌, 성숙하고 익어가는 여인들의 모임...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고 성숙해 가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