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이 교인에게 식사 대접을 할때가 있습니다. 팔순이라던지,
구순이라던지 그럴때 초대하셔서 식사할때가 있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먹을때가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분이 돌아가셨을 때입니다. 보통 천국환송예배를 드리고 나면, 한국의
전통은 유족들이 오신 분들을 예식후에
식당에 초대해 식사를 대접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대부분 참석하려고 하는 것이 유족들이 돌아다니며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작 나를 위해 와줘서 고맙다
하실 분은 이미 하나님 나라에 가 있습니다. 이재승 장로님... 장로님을 처음 뵌것이 24년전입니다. 침례교회였던
오렌지 연합교회에서 처음 장로를 선출할때 2003년에 박희정 장로님과 함께 되셨었습니다. 성품 자체가 워낙 온유하시고 주변을 잘 챙기시는 분이셨고 개인적으로는 대학 선배이시기도 해서, 어려운 일 부탁드릴때는 후배 한번 도와주십시요 라고 하면 거절을 잘 못하시는 편이라 오랫동안 재정일을 도와주셨었습니다. 장로님의 걸음걸이가 약해지신 것은 2년전쯤입니다. 코비드만
안 걸리셨어도 걸음걸이가 그렇지 않았을텐데, 코비드 걸리시고 난 후부터 걸음걸이도 쉽지 않지만,
그래도 한주 걸르지 않으시고 예배를 드리십니다. 그리고 이재승 장로님은 간암 말기이신데, 통증을 느끼지 못하신채로
매주일 나오셔서 예배를 드리시고, 언제나 그랬듯이 웃으시며 사람들을 반겨주십니다. 그러나 사실 장로님은 이미 의학적으로는 언제 돌아가셔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한달전쯤 권사님이 찾아오셔서 “우리 남편이 죽기 전에 교인들에게 식사대접하고 싶어요. 죽은 다음에 할때는 감사함을
표할 수가 없으니까요” 라고 말씀하셔서 그래도 되나 싶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줄 알아 그렇게 하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점심식사는 이재승 장로님이 대접하는 최후의 만찬입니다.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은
긴장감과 민감함이 교차되었지만 오늘의 만찬은 기쁨으로 장로님께 잘 먹었다고 하시면 정말 좋을 듯 합니다. 이런 소망이 있습니다. 장로님이 2년정도 더
살아계셔서 ‘하나님이 나를 너무 오래 살려주시네 감사해서 다시 한번 내야할 것 같아요’ 라고 하시며 한번 더 최후의 만찬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