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이나 교인을 만날때 집사람을 데리고 다니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일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일을하지 않을 때는 커피 브레이크에서 리더를 하고 있어 저와 함께 어디를 가자고 하기가 쉽지 않아 대부분 혼자 다닙니다. 그리고 목회적 오랜 지론중에 하나인 ‘교회는 목사 부인이 누구인지 모르는 교회가 좋다’라는 말에 동의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꼭 함께 가야하는 자리들이 있는데, 이번에는 두군데 함께 다녀오고 쓴소리를 들었습니다.
첫번째는 토요일에 있었던 같은 노회 목사님의 아들 결혼식이었습니다. 노회에서 같이
활동하는 한인교회 목사님이 아들 결혼식이니 참석해 달라는 공지가 전체 카톡에 올라, 당연히 다른 목사님들도
오시는 줄 알고 혼자 다녀오라는 집사람을 억지로 끌고 갔는데, 목회를 하시는 분은 단 한분도 오시지 않고
저하고 집사람만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한분이라도 오셨더라면 덜 욕먹었을텐데 하며서도 열심히 박수쳐 주고
웃어주고 오는데, 오는 내내 집사람 눈치를 보았습니다. 그래도 한달에
한번은 노회목회자 모임에서 얼굴보는 사이인데 와야 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속으로 혹이나 우리 아들
결혼할땐 절대로 목사님들께는 알리지 말아야 겠다는 다짐도 하고...
다음날 주일 오후 3시 30분에 일본인 목회를
하는 목사님이 창립기념 6주년이니 꼭 참석해 달라는 부탁을 하셨습니다. 이번에도 집사람은 반대하였지만, 교회를 개척하는 것도 힘든데, 일본인들을 위한 목회를 하는데 함께 축하해 주어야 하지 않느냐 하며 주일날 억지로 끌고 갔습니다. 예배는 일본어와 한국어로 진행되었고 다행히 목사님외에 아는 한분을 만나게 되었는데 다름 아닌 장미경집사님 이셨습니다.
그날 그 축복된 자리에서 축가를 부르셨습니다. 오신 목사님들도 교단이 달라 함께
하지 못하고, 예배후 식사도 장미경 집사님과 함께 하고 조용히 밤에 왔습니다.
오는 내내 집사람에게 예배가 은혜로왔다느니 참 따뜻하다느니
실없는 소리를 합니다. 처음부터 혹이나 있을
잔소리를 차단하는 것입니다. 집사람도 아는지 장단을 맞춰줍니다
어려운 교회에 헌금하고, 미국에서 어렵게 목회하며 아들 장가가는 목사에게 축의금내고...
그것이 주님이 원하시는 삶 같은데 괜히 집사람 눈치가
보입니다. ‘왜 당신만 오지랖이냐’집사람
말이 틀린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예수님은 잘 했다 하지 않을까요?
나이들어 눈치보며 사는게 너무 힘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