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아버지 목회하시던 교회는 작고 초라했는데, 가끔 크리스마스 카드에 나와있는 미국 교회는 넓은 초원에, 그림같은 모습을 가져 이런 곳에서 예배드리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하곤 했습니다.
당시 유행했던 노래도 남진의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였기에 상상만해도 즐거웠는데, 지난 주 정말 언덕위 가장 높은 곳에, 어마어마하게 멋진 정원을 갖춘 그림같은 예배당에서 두번이나 설교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예배당은 들어가면서 부터 정말 아름답다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예배당의 지붕은 철빔을 사용하였지만 마치 한국 전통 한옥처럼 서까래식으로 지어졌고, 천장은 하늘을 찌를 듯 높아, 웅장한 멋이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천장에는 하늘이 보이도록 창을 크게 내었고 좌우로도 창문을 많이 내었는데, 특히 서쪽 설교단 뒤쪽은 전면이 유리인지라 오후 해가 떨어질 무렵이면, 예배를 드리는 분들은 설교단 뒤쪽 넘어로 보이는 정말 환상적인 석양를 보면서 예배를 드리게 됩니다. 거기다가 예배당을 가득 채우는 파이프 올갠소리...
2층에 설치되어져 있는 파이프 올갠은 청중은 오직 반주자의 뒷모습만 볼 수 있는데 연주자의 하얗게 샌 뒷모습은 예배당이 얼마나 전통과 경륜을 갖춘 곳인지 알수 있습니다.
매주일마다 이런 곳에서 설교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곳에서 일주일에 두번이나 설교를 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흥분이 되었을까요.
그런데, 거기서 설교하는 내내 전혀 즐겁지 않았습니다. 사실 미국에 있는 동안 이번뿐만 아니라 여러번 그 예배당에서 예배를 집례했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설교를 할땐 늘 눌림이 있었습니다. 너무나 멋진 곳에서 설교를 해야하는 부담일까요? 아닙니다.
그곳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Rosehill 공동묘지에 있는 교회이기 때문입 니다. 로즈힐이 자랑하는 가장 높은 언덕위에 있는 교회....
그러나 그 교회의 특징은 만민이 기도하도록 늘 열려있지 않고, 오직 누군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야 열리는 교회입니다. 삶과 죽음이 만나야 열리는 교회...
멋지지만 다녀 올때마다 아픔이 있는 교회, 자주 가고 싶지 않은 교회, Sky rose chapel....
지난 주 두번이나 멋진(?) 교회를 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