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설교/컬럼

제목아버지 양복2024-02-07 12:08
작성자 Level 10

저는 말할 때와 찬양할 때의 목소리가 달라집니다. 말할 때는 소리가 안으로 먹는 소리라 잘 들리지 않는다 하시지만 찬양할 때는 소리가 너무 커서 뒤에서 음향을 조정하는 최영진 집사님이 꽤나 힘들어했을 것입니다. 다행히 수술후 목소리가 돌아오지 않아, 찬양할 때는 가성으로만 찬양하여 아직까지는 큰 소리로 찬양할수 없습니다. 


얼마전 한국에 계신 엄마의 생신인데, 여동생에게 전화를 해서 엄마를 바꾸라고 했습니다. 


“엄마 큰 오빠” 


안아픈 척 낼 수 있는 큰 소리로 엄마에게 생일노래를 불렀습니다. 


갑자기 전화기에서 이런 소리가 들립니다. 


“얘, 인철이가 아니고 막내 영태인 것 같은데?” 


“엄마 오빠 맞아” “아니 그럴 리가 없다. 수술한 애가 어떻게 이렇게 큰 소리를 내니?”

엄마에겐 절대로 수술한 것 알리지 말라고 하였는데, 아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엄마 이젠 다 나아서 하나도 안아파” “그래. 이번에도 하나님이 살리셨구나. 

교인들이 기도해 주셔서 그렇구나” “엄마 알았어?” “그럼. 알았지” “그랬구나. 엄마 기도 때문에 하나도 안아픈거네” 


엄마는 집사람에게 “네가 너무 수고했다.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말씀을 연발하십니다. 갑자기 집사람이 울기 시작합니다. 그동안의 두려움과 설움이 복받치는지 시어머니와 통화하며 엉엉웁니다. 엄마가 너무 미안해 하는 듯 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엄마 내가 살이 빠져 이제 아버지 양복을 입을 수 있을 것 같아” 


한국에 나갈 때 마다 엄마는 아버지 양복을 드라이해서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어떤 것은 40년, 30년, 가장 최근이 20년인 것인데, 늘 몇 벌씩을 준비해서 주셨지만, 겨울용은 두꺼워서, 많은 것들은 작아서 입기가 어려웠습니다. 일단 아버지가 저보다 작아 기단을 늘려야 하고, 저보다 살이 없으셨던 아버지의 양복은 입으면 얻어 입은 티가 많이 났습니다. 


돌아가 드리는 예배는 아무래도 아버지 양복을 입고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찬양도 그땐 크게 부르려고 합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엄마가 마음아파 하는 것이 제일 힘듭니다. 아버지 양복입은 아들보고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