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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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가을축제 기우 (杞憂)2024-02-07 12:04
작성자 Level 10

오래전 기나라에 모든 일에 걱정이 많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늘 사서 걱정을 하던 그 사람은 어느 날 하늘을 문득 보다가 저 하늘이 무너지면 어떻게 될까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거기다가 땅이 꼭 꺼질 것만 같은 두려움에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분이 하늘과 땅은 수많은 기운이 바치고 있으므로 절대로 무너지거나 꺼지지 않는다는 설명에 걱정을 거두었다고 하는 중국 고사 열자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그때부터 쓸데없는 걱정하는 것을 가리켜 기우라고 불렀습니다. 

가을 축제를 하겠다고 할 때부터 걱정이 앞섰습니다. 3년 만에 하는 것도 그렇고, 코로나 이전처럼 교우들이 참여할까 하는 여러 가지 생각들로 마음이 어려웠습니다. 

이 모든 것의 총대를 맨 분은 바로 데비 집사님! 

아이들과 어른들이 축제처럼 함께 하는 것을 꿈꾸는 데비 집사님은 여러 가지 부정적인 이야기보다는 교회에 미칠 긍정적인 요소에 더 집중했습니다.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시고, 결국 구역장 회의에 들어가 구역마다 참여를 독려했고, 구호제창 등을 부탁했습니다. 저도 광고시간 때마다 어떻게 광고를 해야 참여도가 높을까 고민하며 광고 문구를 만졌습니다. 

아들 예석이가 총괄이다 보니 아이에게도 여러 번 걱정을 비쳤더니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믿어주세요”라고 말을 합니다. 아이를 못 믿는 것이 아니고 엄밀한 의미에서 걱정을 사서 하는 제 성격이 문제입니다. 

가을 축제가 성공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은 한 주 전부터 입니다. 구역장님들, 구역 식구들의 아이디어가 슬슬 귀에 들려오기 시작하고, 티셔츠를 맞춘 구역들…. 모자를 맞춘 구역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만, 토요일 어버이 회 모임이 끝난 다음엔 문들을 걸어 잠그고 연습을 하는 구역들까지 생겼습니다. 

그리고 주일날 예배 후 각기 나름대로 준비한 것들을 펼쳐 놓습니다. 어린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모두 행복해합니다. 한쪽에선 떡볶이와 어묵, 달고나 뽑기, 솜사탕, 그리고 팝콘…. 

어른들은 마치 어린아이들처럼 행복해들 하시고 아이들도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축제를 마친 후 EM은 나름대로 뒤풀이를 그 자리에서 만들어주는 타코를 먹으며 즐거워했고, 교회에 온 지 얼마 안 되는 젊은 분들이 한마음으로 청소를 깔끔하게 하고 집에들 가셨습니다. 


기우! 목회하면서 늘 사서 하는 것이 있다면 기우입니다. 걱정하지 마라, 염려하지 마라. 늘 하나님이 말씀하셔도 늘 일어나지 않을 일을 걱정하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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