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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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김순덕 권사님...2024-02-07 12:00
작성자 Level 10

지난 주일 예배 후에 알지 못하는 번호의 전화가 1시 30분에 왔습니다.

“어머니가 위독하시니 오셔서 임종예배를 드려주십시오” 

김순덕 권사님의 셋째 아들의 목소리였습니다. 의사가 오늘을 넘기기 어려우시다고 했답니다. 

몇 시까지 올 수 있느냐고 물으셔서 몇 시까지 가면 되겠느냐 반대로 물었더니 3시까지 와 주면 좋겠다 합니다. 

임종 예배를 따로 준비할 시간도 없었고 저도 혹시나 돌아가신 후에 도착하면 안 될 것 같아, 3시에 맞춰 움직였습니다. 처음엔 돌아가시기 전에 도착해야 한다는 생각만 있었는데, 차를 몰고 22번 Fwy를 가는데,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이 저를 슬프게 했습니다. 

‘아 처음이구나....’ 

그렇습니다. 처음이었습니다. 목회하면서 처음이었던 일... 

사실 목회하면서 부부이신 분을 따로따로 장례를 치루어 본적도 없었고, 자식을 장례예식 치르고 부모님을 치룬 적도 없는데, 김순덕 권사님은 여기에 다 해당 되었습니다. 

2012년 남편이신 김명진 집사님, 그리고 2015년 따님인 김선옥 집사님, 그리고 김순덕 권사님... 

제 목회인생에 한 집안에서 세분을 보내는 일을 하다니, 교회에서 다른 교우들과 이야기 할 때도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 병원에 가는 저를 마치 뒤에서 못 가게 붙드는 듯했습니다. 

권사님 하면 떠오르시는 것 말씀도 없으시고 조용조용 계시다가 예배 후 아드님과 함께 집에 가시는 모습이셨는데, 

그랬던 저를 완전히 깨게 만든 2016년 1월 13일에 있었던 권사님의 성경암송이었습니다. 

권사님은 완벽하게 로마서 8장을 다 외우고 계셨습니다. 

로마서 8장 뿐 만이 아닙니다. 수많은 장 절을 다 외우고 계셨습니다. 

말씀을 나누다 보니 총기가 이만 저만이 아니셨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으로 가득 차 있으셨습니다. 

임종예배를 드리실 땐 숨을 쉬고 계셨습니다. 귀가 가장 마지막까지 일을 한다고 하니, 권사님이 외우셨던 로마서 8장을 가지고 임종예배를 드렸습니다. 

다음 날 사랑하는 딸과 남편이 있는 하나님 나라에 권사님은 아름답게 돌아가셨습니다. 

어리숙하신 모습 같았는데, 단정한 옷을 입고 로마서 8장을 암송하시던 권사님의 모습을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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