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온 지 2년 후인 2002년 결혼식 순서를 맡아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을 때, 주일날 밤에 갔다가 토요일 결혼식 후에 바로 돌아오는 단 6일간의 일정이었지만 흥분되고 생각만 해도 잠을 못 이루었습니다. 6일 동안 유학 온 청년들 부모님들을 비롯해 부모님, 형제들 만나고 돌아와, 그다음 날 예배를 인도했습니다. 2012년도까지 한국방문은 늘 그런 식으로 주일날 밤에 갔다가 토요일에 오는 단 6일의 시간이었지만 마치 맑은 공기 맡으러 소풍 갔다 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와서 시차를 느낀다, 불편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을 다녀오는 것이 더 소풍처럼 느껴지지 않은 것은 한국에 더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부터였습니다.
2015년도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나가야 할 때, 2주간 한국에 머물렀습니다. 갈 때도 너무 힘이 들었지만, 돌아와서 더 힘들었습니다. 몸이 말을 안 듣기 시작하고, 갔다 와서는 오랫동안 힘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어디 비행기를 탄다는 것이 겁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을 간다고 할 때 가장 두려운 것은 12시간을 비행기 안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입니다. 예전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이젠 그 시간 자체가 어려움입니다.
더 어려운 것은 시차 적응입니다
전과 다른 것이 있다면 시차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입니다. 예전엔 한국 가서 그냥 미국시각으로 살아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미국 돌아와 하루 정도 쉬면 어느 정도 몸이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이젠 참 힘듭니다. 몸이 말을 안 듣는 것입니다. 저보다 더 웃기는 것이 집사람입니다. 베개에 머리를 대면 바로 잠이 드는 사람이 한 시간씩마다 깰 뿐 아니라 12시에 깨서 책을 읽는 모습은 수십 년을 함께 살아도 참 낯선 모습입니다.
예전보다 무엇인가를 회복하고 되돌리는 것이 시간이 걸립니다.
이젠, 되돌리기 위해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낮에 아무리 졸려도 잠을 안 자려고 커피를 마시고 몸을 움직이고, 밤엔 멜라토닌을 비롯한 약물에도 의존해야 합니다.
그래도 시차 적응은 시간이 지나면 되돌릴 수 있습니다.
인생에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인생일 것입니다. 과거일 것입니다. 되돌릴 수 없는 일들이라면 있을 때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맞을 것입니다.
그리고 정말 되돌릴 수 없는 것은 지옥행 열차일 것입니다. 구원 열차로 갈아타는 일은 오직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