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종합검진을 했습니다. 하루금식하고 돌아오는 전철역, 마침 한자리가 비어있어 집사람이 앉고 바로 앞에 서 있었는데, 옆자리에 앉은 여고생 둘이 벌떡 일어나는 것입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아직 자리를 양보 받을만큼 나이 들지 않았습니다”라고 했더니, 여학생들이 더 미안해 하면서 “그래서가 아니고 우리가 금방 내리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며 웃기 시작합니다. 지지 않고 “그렇게 나이먹지 않았습니다. 저 아직 어려요” 나중엔 두 아이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주저 않아 깔깔거리며 말을 잊지 못합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시간이 있으면 같이 내려 떡복이라도 마음껏 사주고 싶었습니다. 요즘 아이들 버릇없다, 예의없다 하지만 잊혀 지지 않는 감사한 모습입니다. 한국에는 카드 할인이 많습니다. 어디를 가든지 할인카드가 있느냐고 묻습니다. 그런 것이 없으니 없다고 하니, 힐긋 보더니 “혹시 노인우대카드가 없느냐”고 묻습니다. 그때 또 ‘제가 그렇게 늙어보이냐’고 묻고 싶었지만, 없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나이 들어서 일리가 없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조금이라도 싸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어떻게 해서든지 싼가격에 주려고 하는 마음이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 했습니다.
의료시설 좋고, 지하철 좋고, 교통시설 좋고, 온통 맛집에 집에 있으면 무엇이든지 배달이 됩니다.
횡단보도에 서면 보도블록이 빨간불로 파랑불로 바뀌도록 하는 시설을 한국에 있는 중에 했습니다. 단 하루만에 모든 횡단보도에 밤이면 빨간불에, 파란불에 아름답게 빛이 납니다. 멋으로 만든 것이 아닙니다. 그러게 돈 들여 만든 이유는 핸드폰을 보며 횡단보도를 걷기 때문에 신호가 어떻게 바뀌는지 잘몰라 교통사고가 날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세상에 이런 친절한 나라가 있을까요? 핸드폰 편하게 보시며 횡단보도 건너라고 배려해 주는 나라 말입니다.
휴게소 화장실 밖에는 몇 번 화장실이 비어있다는 표시가 뜹니다. 안에 들어가면 또 빈 화장실과 사람이 들어가 있는 화장실엔 표시하는 불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런데, 너무나 다 해주면 당연하게 여기는 것일까요?
면허갱신을 하러 갔습니다. 주민등록이 말소되었기에 신체검사부터 다 해야했습니다. 시력검사가 끝나고 “고맙습니다” 저리로 가라고 할때도 “고맙습니다”라고 이야기 하자. 검시하는 여자분이 갑자기 “너무 친절하셔서 저희가 더 죄송하고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며 고마움을 표하는데, 너무 사람에 치였던 것 같습니다.
그때서야 한국에서 ‘고맙다’라는 말을 잘 못들어 본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편리한 나라에서 살면서 그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잘 못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미국에서 살다가 한국 가면 모든 것이 다 고마운 일들인데 말입니다. 내 나라 참 멋진 나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