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시에 있었던 오렌지연합교회에는 한국 대형교회에서나 사용할 만한 큰 강대상이 있었습니다. 작은 강단에 큰 강대상! 좋기는 한데 앞이 너무 꽉찬 느낌인지라, 서울대 찬양선교단 공연을 구실로 밖에 내다 놓고는 다시는 들여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강대상으로 쓰는 작은 것이 들어왔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1년전의 이야기입니다. 강대상 뒤쪽엔, 나무로 만든 벽이 있었고, 테두리가 있었는데, 검은색 칠이 되어져 있어, 큰 영정사진틀 같아, 어느 장로님과 고급스러운 몰딩으로 다시 공사를 하였습니다. 공사할 때 주일날 교우들이 보고 얼마나 행복해 할까 생각했는데, 그 놀라운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교인 머리 조금만 달라져도 금방 아는 제 상식으로는 참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사실이었습니다. 더구나 그 달라진 것을 가리켜 “원래 그랬다”라고 말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가나안교회 강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가운데에는 큰 강대상이 있고, 제 허리만큼 오는 큰 장식장이 좌우로 있었습니다. 얼마나 무거운지 꿈쩍도 안하는 것을, 2달여가 지난 후 정면을 바라보는 장식장을 세로로 돌려 놓았습니다. 그런데, 눈치채시는 분이 거의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성가대도 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큰 것을 조성우 목사님과 친교실 깊숙한 곳으로 옮겼습니다. 그 큰 변화에 누구든지 말씀하실 것 같았는데 아무도 말씀이 없으셔서 제가 도리어 “교회에 뭐 달라진 것이 없습니까?”라고 물을 정도였는데, 어느 분이 “교회가 조금 환해진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하셔서 뒷목을 잡을 뻔 했습니다.
교회를 이쁘게 만들 욕심에 친교실 앞에 꽤나 큰 Patio를 만들었습니다. 월요일에 몰래 재료사고 몰아쳐서 수요일 예배전까지 만들었습니다. 나중에 장철민 집사님께서 손을 보아주시긴 했어도 꽤나 근사한 것이라 교인들이 이쁘다 할줄 알았습니다. 일부러 “이것 참 이쁘네요” 짐짓 원래 있었던 것처럼 말씀드렸는데, 어느 분이 “이쁘지요. 이것 원래 교회 있었던 겁니다”라고 말씀하시는 이야기를 듣고는 ‘와’ 생각을 바꿀 수 밖에 없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늘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금방 익숙해 진다라는 표현 아닐까요?
팬데믹 기간 중 요긴하게 쓴 대형텐트 3개가 날라가고 이번에 그 자리에 큰 페리오를 설치합니다. 거기에는 선풍기와 히터등이 들어갈 것이고, 한쪽에는 커피와 고기를 구울수 있는 장치도 만들 예정입니다. 많은 분들이 주일날 와서 예배후에 만나, 성경이야기 하고 한주간 있었던 이야기를 하면 얼마나 즐거울까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건 원래 여기에 있던 겁니다”라고 말씀하실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네. 원래 있었습니다”라고 말하며 장단도 맞춰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