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을 소중히 여기면 복이 됩니다.
이화여대 다락방 전도협회에서 간사로 일하면서 많은 만남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중에 한국의 충현교회 청년부를 부흥시켜 당시 청년사역자로 이름 날리시던 장봉생 목사님과의 만남도 참 소중했습니다. 목사님은 청년사역을 위해서 교회사역을 접고 이용희 교수님 후임으로 선교단체 총무로 오셨습니다. 대단히 유명한 분이었지만 저는 교단이 달라서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목사님은 총무로 오시면서 몇몇의 교역자들을 데리고 오셨습니다. 목사님과 함께 충현교회 청년부를 일으킨 분들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선교단체의 일을 그만두고 일반교회로 돌아가려고 기도하는 중이었기에 그때 선교단체를 그만두려고 했습니다. 목사님은 당분간 선교단체를 파악할 수 있도록 좀 더 남아달라고 하셔서 당분간 이라는 생각으로 남아 도와드렸습니다. 그렇게 목사님과 6개월을 보냈습니다. 이상하게도 목사님이 데리고 온 분들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사임을 하고 너무나 바쁜 목사님을 대신해서 선교단체 일을 제가 더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선교단체를 사임할 입장이 되지 못하고 도리어 더 바빠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정말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빴습니다. 맡고 있는 모임도 5개가 넘은 상태에 교회일, 그리고 목사님이 집회라도 나가시면(당시 청년부 집회에 목사님은 강사 섭외 일순위 목사였습니다) 총무 일까지 대신 하려니 새벽에 나가면 밤 11시에 들어오는 것이 태반이었습니다. 목사님은 선교단체 총무를 맡기에는 너무 바쁜 분이셨습니다. 목사님은 6개월 만에 단체를 사임하고 마셨습니다. 아주 짧은 만남이었습니다.
그리고 목사님은 저보다 먼저 당시 미주 성산교회를 담임하시는 신성종 목사님의 부름을 받고 미국으로 가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목사님이 미국에 오신지 일년 후 저도 미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와서 인사드리고 식사 한번 같이 하고 헤어졌습니다. 여전히 목사님은 바쁘셨고 늘 그렇듯이 주변에 그분을 따라다니는 수많은 교역자들이 있었습니다. 인사를 한지 두 달만에 전화가 왔습니다. 본인이 설교하려고 했던 교회가 있는데 도저히 시간이 안되서 김목사 추천했으니 가서 설교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전화 받고도 참 이상했습니다. 목사님 주변에 교역자가 없는 것이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그렇게 목사님 대신 설교한 교회가 바로 오렌지 연합교회입니다. 미국 온지 3개월만의 일입니다. 제 나이 미국나이로 34살 때의 일입니다. 장봉생 목사님이 왜 그러셨는지 물어보지 않았으니 알도리가 없습니다. 물론 목사님은 제가 그 교회 담임이 되리라고 생각하고 말씀하신 것도 아닙니다. 단순히 본인 대신 설교할 수 있도록 전화번호를 주었다고 하셨습니다.(나중에 알고 보니 당시 예배부장이셨던 박희정 장로님은 매주 추천을 받아 목사님들에게 설교를 부탁하셨습니다) 그렇게 2000년에 오렌지연합교회에서 가서 두 번 설교하고 그 교회 담임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하셨다고 하면 간단한 일이지만, 그래도 뒤돌아보면 참 감사한 일입니다.
장봉생 목사님과 같이 교제하였던 시기가 고작 6개월, 그리고 한국을 떠나셨었기에 만날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미국에서도 만남은 고작 두 번이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왜 목사님이 그때 저를 추천했을까요. 탈봇 신학교에는 목사님의 후배인 총신목회자들이 태반이었습니다. 이렇게 생각해 봅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섬겼던 것을 기억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 집니다. 그것 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긴 만남, 짧은 만남이 있습니다. 어떤 만남에든지 의미를 부여하다보면 좋은 일이 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모든 만남에 “주께 하듯하라”는 말씀을 적용해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