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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나의 사랑하는 딸에게..2024-02-01 11:31
작성자 Level 10

저의 첫째 딸 주은이를 낳기 전에 학교 기숙사 식구들과 Baby Shower를 하는 날 뱃속의 아이에게 편지를 써오라고 해서 써놓은 글입*니다.  그런데 종종 읽으면서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다짐을 하는데...... 같이 나누었으면 해서 올려봅니다.

* 주은이의 태명이 "은이"였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딸에게...

너무도 보고싶은 은이야.

네게 쓰는 첫번 편지에 사실 마음이 많이 떨린다.

은이야아빠와 엄마는 원래 한국에서 태어나고 한국에서 자라고 공부하였는데미국에 잠시 공부를 하기 위해 와 있는 거란다.

그런데네가 미국에 있는 동안에 태어나게 되어 사실은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단다또 네가 미국 시민으로 태어나는 것도 네게 좋은 일인지 하는 문제까지도 말이다그리고과연 이 곳에서 엄마 아빠가 경제적으로 편안하지 못한 형편인데 네게 해 주고 싶은 아빠의 욕심을 어떻게 채울까하는 것도 이 아빠에겐 마음 가운데 큰 짐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은이야나중에 네가 이런 형편과 사실을 알고 엄마와 아빠를 원망하게 되더라도 말이다네가 꼭 기억해야 할 일이 있단다엄마가 너를 뱃 속에 품고 있는 동안에 드렸던 기도와 또 엄마가 아프고 힘들면서도 자신의 몸보다는 너를 먼저 생각하고 인내했던 날들그리고너를 한국에서 가졌다면엄마와 아빠는 매우 이기적이고 교만한 부모가 되었을 텐데하나님의 때와 장소는 엄마와 아빠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너로 인해 행복해지고관계가 좋아지고감사가 넘쳐나는 계기가 되었단다아빠의 너에 대한 욕심까지도 포기하게 만드는 하나님의 계획이라 생각되기도 한다.

은이야지금 너는 너의 삶 가운데 가장 편안한 곳에서 편안한 날들을 보내고 있단다네가 태어나면 아마 의사 선생님이 네 엉덩이를 힘차게 때릴지도 모른다그리고아빠는 아마 네 부드러운 몸의 한 부분을 가위로 잘라낼지도 모른다은이야 아마 두 번 다 매우 아플거야

그럼 너는 힘차게 울어주기 바란다소리쳐 울며 반항해도 아마 귀여울꺼야엄마 닮아서 벌써부터 내숭을 떨면 엄마와 아빠는 진짜 무지하게 긴장하며 염려할 일들이 많아질꺼야.

은이야 나는 네가 평생에 이런 사람이 되길 원한다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을 최고로 여기는 다윗과 같은 사람사람을 사랑할 줄 알고사람들과 경쟁하기보다는 사람들을 섬기는 선한 사마리아인 같은 사람보리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를 공동체를 위해 내어 놓는 어린 아이와 같은 사람제자들에게도 버림받고 죽임을 당한 예수님을 새벽녁에 찾아간 여인네들과 같은 사람늘 악을 선으로 갚는 요셉과 같은 사람.

은이야우리가 볼 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10달 동안 엄마가 고생 했으니네가 나오면 아빠가 엄마보다 10배는 더 돌보아 주고 사랑해 줄께.

우리 그때까지 서로 건강하고엄마 힘들게 하지 말고 서로서로....

안녕...Pr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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