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을 찾는 아들에게 말하였습니다. “졸업을 축하한다. 내가 오래전에 구입한 폭스바겐 비틀을 너에게 선물로 주겠다. 50년이 넘은 낡은 차인데 자동차 판매점에 가서 가격을 물어보아라.” 다음날, 아들이 자동차 판매상을 다녀와서 아버지에게 말씀드렸습니다. “중고여서 $10,000이 최고가격이라고 합니다.” 그러자 아버지가 아들에게 이번에는 전당포에 가도록 말하였습니다. 전당포를 다녀온 아들이 “너무 낡아서 $1,000밖에 줄 수 없다고 합니다. 실망한 기색의 아들에게 마지막으로 클래식 자동차 동호회에 가라고 말하였습니다. “매우 희귀한 차종이어서 $100,000을 지불하겠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조언하였습니다. “어떤 곳에서 너를 과소평가하더라도 화를 내거나 실망하지 말고 인내하여라. 너의 가치를 진정으로 인정하는 곳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곳에서 너는 너의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중국, 제나라 사람으로 금을 탐낸 자가 있었습니다. 대낮 시장에서 대뜸(뜻풀이: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곧바로) 금을 훔쳐 달아났다가 포졸에게 붙잡혔습니다. 사람이 많은데 겁도 없이 무슨 짓이냐고 포졸이 묻자, 도둑은 말하였습니다, 금이 탐나 사람은 안 보고 금만 보았습니다. 기원전 4세기 중국 전국시대 도가 사상가인 “열자(列子)” 편에서 인용한 글인데 성급한 마음에 사리 분별을 잃은 어리석은 자들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저의 최대 단점 중의 하나가 인내하지 못하는 성급함입니다. 크고 작은 실수를 수도 없이 저질러 많은 분께 실망을 주었습니다. 즉흥적인 기분으로 상대방을 당황하게 하거나 성급한 실행으로 사태를 악화시켰습니다. 이러한 성격을 다소나마 진정시키고자 매일 읽는 카톡 대문에 “규보불휴 파별천리”라고 적었더니 많은 분이 무슨 뜻인가 물었습니다. '반걸음이라도 쉬지 않고 걸으면 자라도 천 리를 간다'는 뜻으로 기원전 3세기 중국 전국시대 유교 사상가인 순자(荀子)의 권학(勸學)편에서 인용하였습니다. 벌써 11월이 되었습니다. 세월이 참 빠릅니다.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에서 비옥한 시간을 가꾸기 위하여 아침에는 지난날의 분주함으로 인한 실수를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는 기도를 합니다.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곧바로 언덕정원에 가서 키가 쑥 자란 해바라기, 풍성하게 꽃을 터뜨리는 장미, 붉게 물드는 단풍나무, 코스모스, 구절초, 란타나, 동백꽃, 천일홍, 갖가지 야생화 등 가을의 꽃들에게 물을 주면 나무도 생명을 얻고 저도 힘을 얻습니다. 자연스럽게 마음이 차분하게 되는데, 욕심을 버리고 주어진 삶을 관조하는 평안함과 이제는 느리게 첯천히 가게 해주십사 기도합니다.
조석으로 찬 바람이 붑니다.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에 유념하시기를 권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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