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부실(華而不實)은 화려하지만 열매를 맺지 못하는 식물처럼 겉모습만 번지르하고 실속이 없는 경우를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비슷한 의미를 가진 성어인 양두구육(羊頭狗肉:양 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판매한다.)이나 양질호피(羊質虎皮: 양의 몸에 호랑이 가죽을 걸친다.)도 겉 다르고 속 다른 물건이나 사람을 가리킨다. 또한 말만 화려하게 앞세우고 실행이 따르지 않는 것을 질타할 때 쓰인다.

공자의 역사서인 춘추(春秋)의 주석서인 춘추좌씨전에 따르면 진(晉)나라 관리 '양처보(陽處父)'가 위 나라에 사신으로 갔다 돌아오는 길에 '영'이라는 땅을 지나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영'씨 성을 가진 사람이 '양처보'의 풍모에 반하여 그를 따라갔다. 그러나 영씨는 '온(溫)'이라는 땅에 이르자 양처보를 멀리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가 집에 돌아오니 그의 부인이 이유를 물었다. "그 사람은 겉으로야 그럴듯하지만 속으로는 덕이 없어서 다른 사람들의 원망을 집중시키고 있소(且華而不實 怨之所聚也/ 차화이부실 원지소취야)라고 대답하였다." 과연 양처보는 1년 뒤 살해당했다.

예수님께서도 마태복음 21장 18~22절 또한 마가복음 11장 13~14절에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를 질책하시고 저주까지 하셨다. 바로 나의 삶이 이러하다. 믿음과 행위가 한치도 성장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반복하다가 주님의 심판을 받을까 심히 염려된다. 변명조차 궁색하다. 

목사님께서 6월 5일 수요예배에서 베드로전서 3장 3절을 말씀하셨다. 화려한 외모보다 참된 마음을 가지라는 권면이었다. 그리고 주일예배 회개의 시간에 매주 기도하는 것이 요한일서에서 질책하셨던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육신의 자랑인데 정말이지 딱 한 번이라도 극복하고 싶다.  

추신: 성경 구절과 목사님의 말씀에 영감을 받아 사자성어와 중국 고사, 그리스 로마 신화, 한국 고전 등 인문 교양과 연계하여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인용한 예화 대부분이 1970년대 초 중학교 1학년 때와 고교 입시 낙방 후 상당 기간을 골방에서 틀어박혀서 읽었던 것들을 기억하여 자료화하고 축약을 하는데 많은 시간과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부족한 글을 읽고 격려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