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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구스타보 말러 교향곡 2번 ‘부활’ 5악장2024-02-02 12:38
작성자 Level 10

구스타보 말러 교향곡 2 부활’  5악장

 

일어나일어나

  

 아침에 

영원한 생명,  영원한 생명

 밝은    비추리

 

우리 살리려  흘려

우리 살리려  흘려

 

  아침

  아침에 

 앞에 눈부신  비추리

 

 그대 사랑 그대

 슬퍼하지 말라

 

   

네가 꿈꾼 세상 

이제 우리가 이루어 가리

 

 그대

 뜻없이   아니리

뜻없는 눈물도 아니리

 

빛을 따른  죽었으나

모두 다시 살아나리

 

두려워 말라두려워 말라

예비하라예비하라  삶을

 

 고통스런  

 외롭지 않네

 어두운  죽음

 두렵지 않네

 

 높이 날아 오르리라

  세상 향해 

사랑 날개로

  부신  곳으로

 

 높이 날아 오르리라

사랑 날개 타고

사랑 날개 타고 높이 날아 오르리라

 

살기 위해 죽으리라

살기 위해 죽으리라

 

일어나

일어나

 사랑아 일어나!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입니다독일의 시인 클로프슈토크(1724~1803)의 ‘부활’에서 영감을 받은 이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은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다시 일어서라다시 일어나 / (중략) / 가혹한 사랑의 투쟁 속에서 / 나는 솟구쳐 오르리라 / (중략) / 일어서라 그래 다시 일어나 / 그대 내 마음이여 어서 일어서라!

죽음을 모티브로 삼았지만 부활을 꿈꾸고 있는 음악입니다말러가 완성한 교향곡은 모두 10곡인데그중에서도 유난히 종교적인 색채가 짙은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말러는 스물여덟 살이던 1888년에 첫번째 교향곡 ‘거인’을 완성하고 곧바로 이 두번째 교향곡을 구상하기 시작했다고 하지요하지만 완성하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습니다당대 최고의 지휘자였던 한스 폰 뷜로(1830~1894), 말러와도 친분이 두터웠던 이 지휘자가 세상을 떠난 1894년에 그의 추도식에서 영감을 받아 마지막 악장을 작곡했다고 합니다그러니까 최초의 스케치에서 완성까지 6년의 세월이 걸린 곡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세기말의 작곡가 말러는 전작인 교향곡 1번 ‘거인’(Titan)의 연장선상에서 이 곡을 썼다고 전해집니다말하자면 교향곡 1번의 음악적 화자였던 ‘거인’이 죽음을 맞는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곡이지요물론 말러는 훗날(1896) 1번 교향곡에서 ‘거인’이라는 표제를 아예 없애 버렸지만, 2번 ‘부활’의 첫번째 악장을 작곡하던 무렵에 그의 머릿속에 들어 있던 구상은 여전히 ‘거인의 죽음’이었습니다. 

이런 지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겠습니다말러는 베토벤의 아홉번째 교향곡 ‘합창’특히 마지막 악장에서의 합창을 자신의 음악적 이상으로 여겼습니다말러가 흠모했던 작곡가 바그너도 마찬가지였지요바그너는 음악과 문학이 혼연일체된 종합예술을 추구했고말러도 자신의 교향곡에서 그런 이상을 실현해보려고 했습니다그래서 그는 자신의 초기 교향곡들을 일종의 ‘교향시’로 간주했습니다물론 말러는 훗날 자신의 음악이 표제 없이 연주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표했지만적어도 두번째 교향곡을 작곡할 무렵의 말러는 문학적 언어를 합창으로 표현해내는 일종의 ‘칸타타 심포니’를 꿈꾸고 있었습니다그래서 그는 폴란드의 시인 아담 미츠키에비츠(1789~1855)의 시에서 착상을 얻어 단악장의 교향시를 작곡했고그 곡에 ‘장례식’(Todtenfeier)이라는 제목을 달았지요그것이 바로 교향곡 2번의 1악장입니다. 

 

하지만 말이 씨가 되었을까요말러는 교향시 ‘장례식’을 작곡한 이듬해에 잇따른 슬픔을 겪습니다같은 해 2월에는 아버지가, 10월에는 어머니가 세상을 떴습니다이어서 여동생 레오폴디네가 뇌종양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이 장면은 훗날(1904말러가 가곡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를 완성하고 3년 뒤에 실제로 장녀 마리아를 잃었던 상황과 오버랩되지요“인생과 예술은 별개가 아니다”라고 믿었던 말러에게 애통한 운명이 잇따르면서그는 죽음의 그림자가 자신의 곁에서 노상 서성인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1907년에 썼던 아홉번째 교향곡을 ‘9번’으로 칭하지 않고 ‘대지의 노래’라고 명명했던 것도 역시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이었습니다심장병을 안고 살아야 했던 그는 베토벤과 브루크너가 9번 교향곡을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일종의 터부로 받아들였고그 운명의 화살을 어떻게든 피하려 했지요하지만 애써 피하려는 자에게 운명은 더 끈덕지게 달라붙는 것일까요말러는 ‘대지의 노래’ 이후 작곡한 교향곡에 결국 ‘9번’이라는 번호를 붙였고 불길한 예감은 결국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9번은 말러가 완성한 마지막 교향곡입니다. 

교향곡 2번 ‘부활’의 작곡은 더딜 수밖에 없었지요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겪어야 했을 뿐더러 지휘자로서의 공적 활동도 바빴던 탓입니다그러다가 마침내 창작의 영감이 찾아온 것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1894년이었습니다아이러니하게도 말러가 그 ‘영감의 번갯불’을 맞았던 장소 역시 죽음을 애도하는 추도식장(장례식장)이었습니다당시 독일 음악계의 가장 영향력 있던 지휘자였던 한스 폰 뷜로가 그해 2 12일에 이집트 카이로에서 사망했고, 3 29일에는 독일 함부르크의 미하엘리스 교회에서 추도식(장례식)이 치러졌지요물론 말러도 그날의 행사에 참석했습니다그리고 그 자리에서 마침내 “번갯불 같은 영감”과 조우합니다식를 진행하던 중에 울려퍼진 클로프슈토크의 ‘부활’이 자신의 머리를 때렸다는 기록을 말러는 이렇게 남겨놓고 있습니다“오르간 연주대에서 합창단이 클로프슈토크의 ‘부활’을 노래했다그것은 번갯불처럼 나를 때렸다내 영혼의 눈앞에서 모든 것이 분명하고 뚜렷해졌다모든 예술가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교향곡 2번 ‘부활’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5악장은 그렇게 태어났지요말러는 클로프슈토크의 가사를 일부 수정해 자신의 음악 속으로 끌어들였고마침내 ‘부활’(독일어로는 ‘Auferstehung영어로는 ‘Resurrection)이라는 이름의 칸타타적 교향곡을 완성했습니다특히 이 곡의 마지막 가사는 말러 스스로 쓴 것입니다“나는 날아가리살기 위해 죽으리 / 일어서라 그래 다시 일어서 / 그대 내 마음이여 어서 일어서라!



출처: 
http://isachimo.khan.kr/1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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