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발이 기형으로 문드러질 만큼 노력한 한 발레리나의 발이 인터넷상에 돌아다닌 적이 있었습니다. 발레리나 강수진씨의 발이었습니다. 강수진씨는 그의 책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살아라’에서 발레를 할 때 자신의 가슴이 뛰도록 해야 관객의 가슴이 뛴다고 했습니다. 그렇게는 못하지만 저는 이제 가슴을 열고 살려고 합니다.
길지 않은 인생이지만, 가슴을 닫고 살았던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만 마음을 열었고 듣고 싶지 않은 소리들은 가슴을 닫아 버렸습니다. 그렇게 살아가면서 가슴은 동맥경화처럼 딱딱해지고 유연성이 적어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젠 가슴을 열고 더 가슴이 뛰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몇 달 전부터 심장에 이상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느낌은 일반적으로 느끼실 수 있는 것이지만, 저는 두 번의 심장마비를 경험한 적이 있기에 이건 심장의 이상신호다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교회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해였고, 올해 장로님들을 비롯한 교인들과 일하는 것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느낌이 꼭 오렌지연합교회 때 교회가 막 태동하려는 때와 조금은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연말 정책당회때 심장수술과 허리에 대한 말씀을 드리고 한국에 나가는 두달의 안식년을 부탁드리고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연말 때부터 증상이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 주일에 한 두번 일어나던 일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해서 일어났었습니다. 집사람이 성화였지만 새해 특별예배나 끝나고 들어가겠다고 했는데, 결국 수요일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전과 같이 간단하게 심장조영술을 해서 스텐트 넣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제 심장의 상태가 너무 닫혀 있다고 해서, 이번에 더 넓은 가슴을 가지라고 결국 열기로 했습니다. 연말연시라 수술 날짜를 잡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고 싶은데, 병원에서 내보낼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참에 병원에서 이렇게 글도 쓰고 하면서 보내려고 합니다.
들으시면 놀라실 것 같아서, 칼럼 인사를 이것으로 대신합니다.
병원에 코비드 환자가 많아 면회도 사절입니다. 더 넓은 가슴으로, 열린 가슴으로 교우들 뵙겠습니다.
추신 : 제가 가슴을 열겠다고 교우들도 따라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희 교우들은 이미 저같은 목사를 만나 훈련받으셔서 어느 누구보다 가슴들이 열려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