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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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하나님 평생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2024-02-07 12:03
작성자 Level 10

평생이라는 말은 태어나면서 부터 죽을때까지의 인생을 의미합니다. 거기에 시간적인 구분이 들어가면, 결혼한 후에 배우자와의 삶은 보통 ‘반평생’이라고 말합니다. 태어났을 때부터의 삶이 비슷했다면 ‘한평생’이라고도 말하구요. 


어느 날 새벽 교회로 운전하고 가는 내내 맥박이 부정확하게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잠깐 그러다 말지 라고 생각했던 시간이 일주일간 계속되었고, 잡혀있던 스케줄은 대부분 끝난 새벽인지라, 그날은 응급실이라도 가야 하나 고민하던 날이었습니다. 

“하나님 커피를 끊겠습니다. 제 부정맥 좀 멈춰주세요” 

너무 힘이 드니까 하지 않던 기도를 운전 중에 드렸습니다. 하나님께 가장 사랑하는 기호품 중에 하나인 커피를 끊겠다는 기도를 드렸지만 여전히 제 몸은 부정맥으로 인해 불안하고 지쳐가는 순간입니다. 교회에 들어오면 커피부터 찾았는데 하나님께 드린 약속인지라 커피를 마시지 않았습니다. 제가 커피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무 많은 분들이 알기에 커피를 끊었다는 말에 ‘얼마나 힘이 들면’ 이라고 하시지만 사실 부정맥과 커피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의사들 마다 의견이 달라 커피를 끊으면 부정맥이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커피를 끊고 다음 날부터 몸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기 시작합니다. 커피를 끊은 다음 날부터는 커피대신 물을 많이 마시기 시작했고, 여러 번의 유혹이 있었지만 커피를 마시지 않았습니다. 

몸이 정상으로 돌아온 며칠이 지난 후 억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하나님께 어떻게 기도했나 생각했더니 퍼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제가 평생 안 먹는다는 말씀은 안 드렸습니다.” 사람이 그렇습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고 하지 않나요? 그래도 기특한 것은 한 달이 지나가는데 아직 커피를 마시지 않습니다. 제가 커피를 끊은 줄 모르시는 어른이 주시는 것을 모른 척 두 모금 마신적은 있지만 그것은 하나님이 주시는 보너스라고 생각하고 마셨습니다. 아직도 커피 냄새가 코를 자극합니다. 처음엔 조심하던 아내가 어느 순간부터는 자기 혼자 치사하게 홀짝 거리며 마십니다. 


평생의 다짐을 하는 분들은 참 대단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 전 멀었습니다. 조금만 틈을 주면 금방 돌아설 것 같은 저를 보면 가끔 한심하기도 합니다. 어느 분이 커피 캔디를 주셨습니다. 그것이 은총처럼 다가옵니다. 커피는 자신 없지만 이것만큼은 끝까지 지키려고 합니다. “내 평생에 주님만을 찬양하겠습니다.” 이 평생은 꼭 지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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