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김동숙 전도사님이 주일날 헌금 송을 하는 권희정 집사와 연락이 안 된다고 하시더니 “아마 알겠죠”라고 하시길래, 좀 의아했습니다. 보통은 미리 주일날 설교 주제가 무언지 물어보고 헌금 송을 준비하는 성격인데…….
그러나 박진 집사도 없고 집안일도 정신없을 것이고 찬양팀을 이 주 동안 인도 해야 했기에 아마 알아서 준비하겠지……. 하고 잊고 있었습니다.
주일날 아침 시온(권희정 집사 딸) 이가 친구를 한 명 데리고 왔는데, 갑자기 주차장에서 “pastor Kim에서 소개할까?”라고 물어서 권희정 집사가 ‘애가 갑자기 안 하던 일을 하자고 하지’ 생각이 들면서도 친구 데리고 와서 그런가 보다 하고 마리아라는 외국 친구를 사무실로 데리고 와 인사시키는데, 제가 아이와 인사하고 “권 집사 오늘 헌금 송이 뭐지?”라고 물었더니 특유의 높은음으로 “제가 오늘 헌금 송이에요?” 놀라고 당황해하더니 급하게 뛰쳐나갑니다. 예배 한 시간 전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준비한 헌금 송은 마치 제 설교를 들은 것처럼 잘 맞는 찬양이었습니다. 만약에 시온 이가 아침에 친구를 저에게 소개하러 오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요?
월요일 병원(별 것 아니고 재활하러 가는)에 가기 위해 차에 올랐는데 계기판에 전혀 불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battery가 완전히 나간 것입니다. 결국, 병원에 가지 못하고, battery를 갈기 위해 예준이 차를 타고 COSTCO로 가는데 운전대가 4분의 1 정도는 오른쪽으로 틀어야 똑바로 갈 뿐만 아니라 20마일을 넘자 운전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휠얼라이먼트가 완전히 무너진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차를 타고 Freeway를 다녔지 싶어, 언제부터이랬냐 했더니 “운전하는 데 아무 문제 없다”라고 말합니다. 예준이는 혼날까 봐 자기방어부터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운전한 지 꽤 된 것 같습니다.
집에 돌아와 예준이의 차 상태를 보니 앞타이어 두 개가 닳다 못해 철삿줄이 나올 대로 나온 상태였고 부분적인 마모가 너무 심해 발견하지 못한 채로 다녔으면 어쨌을까 등에 땀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매주 월요일마다 얼바인의 기도 모임에 열심히 가는데 그 상태로 가다가 타이어에 펑크라도 났다면….
만약에 라는 말은 의미가 없다고 말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만약에 말입니다.
만약에 시온이가 새로운 아이를 데려와 갑자기 인사시키지 않았더라면…,
만약에 제 차가 정상적으로 움직여 예준이의 차 상태를 몰랐다면…
누군가는 우연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모두 하나님의 한량없는 은혜입니다. 우연이라 생각해도 감사한데, 하나님의 은혜라 생각하면 가슴 떨리게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