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일 40일 영상을 찍으러 오겠다는 CGN TV 정현기 목사님께 미안해서 제가 찍어 보낼 생각으로 유튜브를 보고 연구해보니, 요즘 영상은 무거운 비디오카메라가 아닌 대부분 카메라로 영상촬영을 합니다. 그중에 평이 좋은 중저가의 카메라를 선택하고 중고를 사기 위해 Offer up이라는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놀랍게도 시중가의 3분의 1도 안 되는 200불에 텍사스의 어느 분이 카메라를 올렸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아빠 이건 사기야’라고 말했지만, 이미 저는 싼 가격에 판단을 잃어버렸습니다. 이메일로 연락을 하니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합니다. Offer up에서 전화번호나 주소는 절대로 알려주지 말라고 했음에도 전화번호를 남겼더니, 연락이 왔는데, 카메라의 반값을 미리 Zelle로 보내주면 Fedex로 보내준답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했더니 ‘먼저 돈을 보내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고 합니다.
그래도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아이들 몰래 100불을 보냈더니, 조금 후에 Fedex 운송비를 보내라, 그래서 75불을 더 보냈더니, 이번엔 아내가 지금 병원에 있는데, 조금 더 보내줄 순 없는지 부탁을 했고, 제가 목사인 것을 알고는 자신을 믿어달라고 성경 구절과 함께 기도 부탁까지 했습니다.
무엇인가에 홀린 듯 원하는 대로 보내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결국 사기당한 것입니다. 저는 그가 사기꾼인지도 모른다 생각했지만 기독교인이라믿고 싶었습니다. 엄밀한 의미에서는 정말 싸다는 것에 정신이 팔린 것입니다. 제 정신을 차리고 zelle를 보낼 때 쓴 이메일을 보니 완전히 이슬람식 이름…. 기독교인이라고 말했던 그는 중동계 모슬렘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제가 한심한가 봅니다.
낙심되었지만 영상을 찍어야 한다는 생각에 다시 offer up에서 카메라를 찾아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몇 번의 이메일이 오가고, 어디에 쓰려고 하느냐고 물어, 사실대로 목사라 말하고 영상을 찍으려고 한다고 했더니, 카메라와 렌즈 등을 올린 가격보다 200불이나 깎아주었고, 조명기에 오래되었지만 새것 같은 Macbook도 주었습니다. 서로 만나 이야기를 하다 보니 플러턴 Euclid 언덕에 있는 PCUSA교회를 섬기고 있었습니다. Danny라는 친구를 만나보니, 욕심에 눈이 가리지만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더 후회하게 되었습니다.
카메라는 잘 사용했을까요? 영상은 계속 CGN에서 찍기로 했습니다. 차에서 장비가 내려지는데, 카메라, 렌즈, 조명기가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닙니다. 정목사님이 사용하는 조명기와 카메라는 별 볼 일 없는 곳을 마치 멋진 스튜디오로 변신시켰습니다.
정현기 목사님이 위로하듯 ‘그 카메라 나쁘지 않으니 나중에 작게 무엇인가를 찍을 때, 사용하라’라고 합니다.
욕심이 가끔 눈을 가리고, 욕심이 가끔 사지 않아도 될 것을 사게 합니다. 거기다가 폼까지 무너졌습니다. “아빠 제발, 우리에게 물어보고 우리 말도 들으세요” 한심한 듯 말하는 아이들의 말에 다 죽어가는 소리로 “알았다…….” 나이가 드니 자꾸 하늘을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