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좀더 주변을 살피기 위해 잠시 멈추기도 했어야 했는데, 목회를 하면서 달리기만 했습니다. 멈추지 않고 달리다 보면 먼저 도착할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억지로 쉬게 되고 푯대를 바라보니 목회의 길은 열심히 달린다고 도착하는 길이 아니었습니다.
목회하면서 알아지는 것이 많아 어르신들 걷지 않으면 다리 근육이 다 빠진다고 걸으셔야 한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병원을 억지로 걸을 때, 육신의 한걸음 한걸음보다 더 천근 만근 내 마음같지 않게 떨어지지 않는 다리를 보시며 아파하셨을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돌아가시는 것은 병때문이 아니고 영양실조로 돌아가시니 억지로라도 드시라고 말씀드렸는데, 입맛을 완전히 잃어버린 후 먹기싫은 것을 억지로 먹는 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를 깨닫게 되자, 드셔야 한다는 말이 얼마나 가벼운 말이었는지도 깨달았습니다.
어지럽다라는 말이 그렇게 지구가 돌고 정신이 돌만큼 힘든 일인지를 잘 깨닫지 못했습니다.
심장수술을 하신 분들을 병문안 하긴 했었지만 그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잘 몰랐습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차책하는 저를 보며 집사람이 “그래도 당신이 그랬던 것은 사랑했기 때문이잖아”라고 말할 때 그건 그랬습니다. 교인들을 사랑했습니다. 그런데, 진짜 사랑한다면 잠시 함께 멈추어야 했습니다.
달릴 때 뒤처지는 것을 못견뎌 했는데, 완전히 멈추어진 저를 위해 모든 것을 멈추고 기다려주시는 장로님들, 교우들을 보면서 얼마나 사랑받는 목회자인지를 깨닫습니다. 좋은 교회, 교인들과 함께 목회하는 지를 뼈저리게 경험하며 감사하게 됩니다.
매년 공동의회 목회자 인사는 한해 비젼을 이야기 하는 시간이지만, 부족하고 부실한 목회자를 위해 애쓰신 모든 교우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귀중한 자리에 있지 못하고 글로서 대신하는 제 마음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좀더 건강해진 모습으로 돌아가겠습니다.
2023년도 많은 이야기들로 시작되어지지만 이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실 하나님의 깊으신 뜻을 생각하며 저도 기도하며 기대하며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