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군대를 갈 무렵 100일 휴가라는 것이 생겼습니다. 군대에 입대한지 100일이 되면 첫 휴가를 나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누구든지 새롭게 입대하여 군인이 된 청년들은 모두 이 100일 휴가만을 기다리며 힘든 군 생활을 참아 냈습니다.
그런데 저는 부대의 긴급한 상황으로 인해 100일 휴가를 나오지 못했습니다. 대신 다음 휴가를 길게 다녀오긴 했지만, 어쨌든 첫 휴가를 입대 후 6개월이 지나야 나올 수 있었습니다. 6개월이라는 시간은 참 길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래도 한가지 좋았던 것은 첫 휴가를 나왔을 때 많은 분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첫 휴가는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고 합니다만, 가족, 친척, 친구, 교회 식구들 모두가 몇 년은 떨어져 있었던 것처럼 정말 반갑게 대해 주셨습니다.
지난 주 12년 만에 한국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방문은 마치 군대에서의 첫 휴가를 다녀온 것 같습니다. 많은 분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만나는 분마다 환영해 주시고 기뻐해 주심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오랜만에 방문한 한국은 정말 많은 것이 변해 있었습니다. 많이 달라지고 변해서 잘 배우고 익혀야만 되는 일들도 있었고,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이해하지 못하는 일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 놀라웠던 것은 10여년 만에 간 곳임에도 어색함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오랜만에 가는 한국이라 많은 것이 어색하진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조국, 고향, 가정, 부모님의 품은 그런 곳인가 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미국에서 수십 년을 사셔도 노년에는 한국에 가서 살고 싶다고 생각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도 그런 곳이 있다면 우리 오렌지 가나안 교회가 그런 곳이 되면 좋겠습니다. 오랜만에 와도 어색하지 않고 편안함을 느끼는 교회가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