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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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목사안수식 때 맨 넥타이2024-02-07 12:10
작성자 Level 10

목요일 아침 모르는 전화번호가 떴습니다. 반가운 분의 목소리... 

10년만에 통화된 분, 정성희 목사님. 


목사님을 처음 뵐 때는 40대의 홀로 두아이를 키우시던 때였습니다. 남양주에 멋진 공원을 소유한 분이시라 다들 부러워하는 삶이셨지만, 사고뭉치 사춘기 두녀석 때문에 눈물로 밤을 보내셔야만 했던 분이셨습니다.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시면서 섬겼던 선교단체에 간사가 되셨습니다. 늘 큰 누나 같은 분이라 함께 여러 가지 활동을 하였고, 큰 아들 재훈이가 사춘기를 어렵게 보낼 때 몇 번 부탁을 하셔서 만났습니다. 처음엔 술먹고 사고치는 고등학생 혼내주겠다 생각하고 만났는데, 그럴 수 없었습니다. 고등학생인 그녀석 맥주잔이 비워지면 따라주고 이야기를 듣는데,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이는 비뚤어진 것이 아니고 외로웠던 것입니다. 둘째는 한국의 학교에서 도저히 적응하지 못할 정도로 문제를 일으켜 미국에 보냈습니다. 이 녀석은 당당했지만 LA에서 저렇게 살다가는 총맞아 죽을지도 모른다 생각할 정도로 거칠어져 있었습니다. 


그랬던 아이들은 20년이 지난 오늘날, 둘째는 보스톤에서 치과를 운영하고 남전도회 회장으로 교회를 섬기고 있고, 첫째는 비즈니스맨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저는 넥타이가 많습니다. 선물도 많이 받았고 소중한 교우들이 하나님 나라로 가시면서 남기신 넥타이들도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넥타이는 23년 전 당시는 권사님셨던 정성희 목사님이 제가 목사안수를 받던 날 선물하신 넥타이 입니다. 지금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는 넥타이이지만 끝은 낡아 터졌습니다. 넥타이가 많기에 잘 착용하진 않지만 그래도 몇 년에 한번씩은 꼭 착용하는 넥타이... 

그 넥타이를 맬 때는 2000년 4월 19일, 꼭 목사안수를 받던 성민교회 예배당으로 제 기억을 소환합니다. 안수식 도중 소천하신 한경직 목사님의 부고소식, 안수하시면서 제 머리위로 떨어졌던 아버지의 눈물, 장달윤 목사님의 따뜻한 손, 다짐들 


당회에서 병가를 허락하여 한국으로 나가려는 때에 목사님의 전화가 우연히 들리지 않아, 23년전 목사안수 받을 때의 넥타이를 맵니다. 오늘 예배시간에 영상으로 나갈 때 착용한 넥타이가 바로 그 넥타이입니다. 심장수술을 하고 감사했고 다시 달리려고 하는데, 다시 심장에 이상이 오자 하나님 왜 또 이러시지?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심장이 문제가 아니고 목사의 심장에 이상이 온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목사안수 받을 때 넥타이를 매고 교우들께 인사를 드립니다. 육체적인 심장뿐만 아니라, 목사로서의 심장을 재정비하여 돌아오겠습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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