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설교/컬럼

제목Black Friday가 사라져 갑니다. 추억이 사라져 갑니다.2024-02-07 12:05
작성자 Level 10

추수감사절이 지난 그 다음날 금요일을 가리켜 ‘Black Friday’라고 부릅니다. 적자를 보던 상인들이 그날 물건을 다 재고처리 하면서 흑자로 전환한다고 해서 Black Friday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적자는 늘 빨간 글씨로, 흑자는 검은색으로 적었기 때문입니다.

Black Friday는 보통 추수감사절이 끝나는 12시부터 할 때가 많았습니다. 쇼핑몰마다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이 시끌거려, Black Friday가 일 년 전체매상의 절반이라는 말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Black Friday는 매장에서 물건이 많이 나가지 않고 평소와 비슷했다고 합니다. 이유는 온라인으로 이미 세일 가격으로 Black Friday가 진행되어, 굳이 밤에 잠 안자고 빨리 나서야 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평소와 비슷했던 Black Friday... 

신문의 제목을 보면서 예전의 Black Friday는 이제 추억으로 남겠다고 싶었습니다. 

오래전 섬겼던 오렌지 연합 교회는 많은 것들이 부족했지만, 열정만큼은 남달랐습니다. 그 작은 교회에 컴퓨터 교실을 열어 4대의 컴퓨터가 비치 되어져 있었습니다. 적은 경비로 컴퓨터를 사다 보니 늘 싼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품을 바꾸어야 할때, 특히 컴퓨터를 바꾸어야 할 때 참고 참다가 늘 추수감사절보다는 그 다음날, Black Friday를 기다렸습니다. 목회자들과 청년들은 먼저 어디서 무엇을 파는지를 전단지를 보고 비교했습니다. 노트북은 Best buy. 컴퓨터는 Walmart... 

그러는 시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교회 비품바꾸는 일에 헌신된 무리들이 있어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작전을 짜면 몇 시에 누가 어디에라는 것들이 정해졌습니다. 그리고는 그 추운데, 밤새 서 있는 것입니다. 새벽 4시에 문을 여는 곳이면 이미 12시쯤에, 노트북 같은 고가를 얻으려면 밤 8시에는 가야 합니다. 

방송에는 세일 품목을 사기 위해서 수없이 서 있던 사람들을 비춰주곤 했었습니다. 기다리다가 드디어 문이 열리면 그때부터 달려 들어가야 합니다. 무조건 달린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고 달려가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보통 2백 여불을 아낄 수 있었습니다. 몇 가지 합치면 5백 여불입니다. 성공할 때도 있었지만 실패할 때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그래도 즐거웠습니다. 청년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좋은 것을 가지면 즐거워 하고 못 가지면 아쉬워하고, 밤새 추위에 떨었기에 교회에서 라면 끓여 먹고, 커피 먹고 하면서 블랙 프라이데이를 보냈습니다. 

꼭 교회 것이 아니더라도 유학 생활에 필요한 전자제품들을 그때 다 구입해서, 좋은 것을 건지면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자꾸 추억이 됩니다. 비디오 가게가 없어지고, 공중전화가 없어지고, 블랙 프라이데이도 없어지고.... 

나이를 먹나 봅니다. 자꾸 아날로그가 그리워집니다.

댓글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