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와서 달라진 것이 있다면 스포츠 경기를 거의 보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있을 때 관심을 전혀 갖지를 못했었습니다. 축구를 싫어하느냐 그것이 아닙니다. 여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2006년도 월드컵때는 교회가 야외예배를 드릴 때라 아예 프로젝터 연결해서 같이 야외에서 축구를 보았던 기억이 나지만, 그것도 교인들을 위한 배려였지 별로 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습니다.
이유를 굳이 따지자만 보면서 속상해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동계올림픽이 폐막하였습니다. 우리의 김연아 선수가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올림픽이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아 우리 목사도 김연아를 좋아하는구나라고 말하지 모릅니다. 그러나 사실 저는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제대로 본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지난 올림픽에 금메달을 땄다고 하는데, 그 경기도 보지를 못했습니다. 일부러 찾아 보아야 할 정도로 관심이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이번에 은메달을 땄다고 하는 이야기는 목요일 방송을 하러 올라가서 스튜디오에서 들었습니다. 그래도 잘했다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닙니다. 메일로 김연아 선수의 억울함을 풀어야 한다고 항의 서신보내고 서명운동해야 한다는 메일이 한두 사람에게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금메달을 딴 선수가 러시아 선수이다 보니, 개최국의 음모가 있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집사람에게도 그런 메일이 카톡으로, 메일로 왔었나 봅니다. 그래서 어제 김연아 선수의 갈라쇼와 금메달을 딴 선수의 쇼를 보았습니다. 확실히 우리 김연아 선수가 우아하고 작품성이나 표정에서 압도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더 의연했던 것은 김연아 선수의 자세였습니다. 본인은 정말 괜찮은데 주변에서 더 속상해 한다라는 것입니다. 저는 그 모습에서 김연아가 정말로 진정한 금메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억울하다고 말하기 보다는 자신의 하는 일에 대한 진정성이 더 묻어 났습니다.
88올림픽때 주경기장에서 일년 반을 먹고 자고 살았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I.D 는 어느 경기장이든 들어갈 수 있는 카드였습니다. 그래서 칼 루이스와 벤 죤스의 세기의 대결부터 해서 많은 경기를 보았습니다. 당시 한국의 메달밭은 격투기 였습니다. 복싱과 유도가 한국이 메달을 딸수 있는 유일한 것들이었고 그리고 참 잘했습니다. 문제는 억울한 판정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때 억울한 판정은 미국이 당한 판정이었습니다. 한국의 라이트 미들급 금메달 후보였던 박재헌 선수와 미국 선수가 붙었는데, 한국의 일방적 응원속에서도 미국의 선수는 참 잘 싸웠습니다. 아무리 박선수에게 좋은 점수를 주어도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기였지만 결국은 박재헌 선수의 승리였습니다. 그때 박재헌 선수옆에서 고개를 숙이고 끝까지 고개를 들지 않고 억울하다고 표현하였던 미국 선수의 모습이 기억납니다. 참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그는 훗날 프로복싱 세계챔피언으로 오랫동안 남아 있었습니다. 바로 미들급의 ‘로이존스 주니어’입니다. 그는 금메달을 따지못했지만 그는 세계챔피언을 아주 오랫동안 방어 했 습니다.
그때 미국은 아주 집요하게 I금메달을 찾으려고 무려 10년 동안이나 IOC에 제소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때 무너졌던 사람은 바로 다른 사람이 아닌 박재헌이라는 아마츄어 선수였습니다. 그 이후로 그는 한번도 무대에 다시 서지 못했습니다. 미국이 박선수에게 미국에서 다시 재시합을 하자고 주선하고 비행기값까지 보낸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그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많은 한국의 금메달 리스트이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박재헌 선수의 이름은 잘 듣지 못합니다.
부끄러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의 잘못이 아닙니다. 무조건 금메달만 따겠다고 했던 사람들이 만들어낸 아픔입니다.
아마 러시아도 부끄러워 할지 모릅니다. 더 부끄러운 것은 김연아 선수가 의연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챔피언은 마음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금메달의 색깔은 금색이 아닌 투명함인 것 같습니다. 투명한 금메달을 우리의 진정한 챔피언 김연아의 목에 걸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