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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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새가족이 헌가족이 되는 날까지2024-02-07 09:21
작성자 Level 10

미국에 처음 들어온 날 겪은 어려움은 마중나오기로 한 분을 만나지 못해서 4시간 정도 공항에서 기다렸던 것입니다한국에서 워낙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선교를 다녔었기 때문에지정 여행사가 있었습니다제 형편을 아는 여행사에서 가장 싼 비행기 표를 끊어주었는데 그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그 비행기는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서 이민수속을 하고 국내선을 타고 움직이는 것인데그것을 잘 몰랐던 것입니다. United Airline이라고만 알려드려서저희를 마중나온 분들은 무려 6시간을 공항에서 기다렸습니다그분들이 기다린 곳은 국제선쪽이었고우리는 국내선에서 기다렸던 것입니다미국의 형편을 몰랐던 저의 실수입니다.

한정없이 바닥에 앉아서 사람을 기다렸습니다이민가방 8, 3살 5살 아이들은 이리 뛰고 저리뛰고.... 처음에는 걱정하다가나중에는 두려움이 시작되었습니다기도가 절로 나왔던 미국의 첫날이었습니다그리고 나중에 우리를 마중나온 분들을 처음으로 뵈었습니다단순히 우리 누나를 안다는 이유만으로 큰 차를 가지고 와서 6시간을 기다려준 분들.....

그분들은 우리가 문제가 있어서 이민관이 다시 내보냈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고 합니다낯선 곳에서 그분들은 저희를 걱정하며 기다려 주었던 것입니다그때는 잘 몰랐는데미국 생활하다보니 그것이 얼마나 큰 일이었는지를 알게 됩니다무엇으로 갚을 수 없는 은혜입니다새로운 분들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지요그때 필요한 것은 따뜻한 기다림이 아닐까 생각되어 집니다.

처음으로 설교를 했던 날사실 다른 목사님을 대신해서 설교하고 내려온 저에게 어느 분이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목사님 예수님 언제오세요?” 농담으로 질문을 던지시는 줄 알았습니다. “성경에 아무도 모른다고 하셨잖아요” 라고 말씀을 드렸는데나중에 그분은 제가 그분을 째려보면서 말씀하셨다고 하셨습니다설교하고 이젠 떠날 목사더구나 나이가 고작 미국나이로 34살 난 목사가 무슨 정신으로 처음만난 분을 째려보겠습니까어쩌면 그분은 저를 시험하려고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그때 교회에 목사를 청빙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입니다그리고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제가 어디쯤 가고 있을 때그분이 갑자기 던졌던 질문그리고 그 모습들이 생생한 것은 그만큼 저에게는 당혹스러운 질문이었던 것이 분명합니다처음 만났을 때는 질문할 필요도 없는 이야기들알 필요도 없는 이야기들을 던짐으로서 사람을 당혹하게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예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 새가족 환영회를 갖습니다교회를 옮긴다는 것이 얼마나 곤혹스러운 일인지를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우리교회에는 모두 사연을 가지고 온 분들입니다찾아 찾아 나에게 참 맞는 곳이다 라고 생각하셔서 오신 분들도 계시지만더 많은 분들은 숨기 좋은 곳으로 오셨다 하실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그렇습니다우리 교회는 숨기에 좋은 곳입니다그러나 숨기에 좋지만 굳이 오셔서는 숨을 필요도 없는 교회입니다.

가지고 계신 재능을 말씀하시면 좋습니다내가 이것 잘한다 말씀하셔도 좋습니다나는 이런 아픔이 있다고 말씀하셔도 좋습니다그러나 굳이 하실 필요도 없습니다시집오면 오해할 수도 있고 아파할 수도 있습니다그런 시간이 지나면 서로 알아가고 맞아가듯이 우리도 그렇게 녹아나길 바랍니다부족한 교회를 찾아와 주신 새가족분들이 어색하지 않고 금방 가족됨을 느끼는 새가족을 맞이하는 잔치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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