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으신 분들이 많은 교회이지만 유난히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많이 계신 곳이 바로 수정아파트입니다. 그곳에는 저희 아버지와 나이가 같으신 권종숙 권사님,그리고 어머니와 같으신 주순희 권사님이 계십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도 이미 나이가 80이 넘으셨습니다. 처음 교회가 합쳤던 때가 4년 전이니 그때만 해도 70대가 계셨는데 이젠 모두 80이 넘으셨습니다. 어제 수정아파트에서 식사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교회 봉사팀이 식사를 준비하고 어른들은 밑에 내려오셔서 같이 식사만 한 것입니다. 권종숙 권사님은 밖에 나가서 식사하시는 것도 힘드십니다. 다들 오셨는데 오시지 않아, 모시러 올라가려고 하는데 로비에 내려오셨습니다. 목사님 오신다고 하니 일부러 내려오셨다고 하시는데, 곱게 입고 내려오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가슴이 아려옵니다. 나이가 드시면 찾아와주어야 만날수 있는 것입니다. 자식이 보고 싶다가 갈 수도 없습니다. 친구가, 누군가 보고 싶다고 전화하고 만나자고 할 수 없는 나이가 되신 것입니다. 식사를 같이 하는 것보다 혼자 하는 시간이 더 많은 것입니다. 자식이 없는 것도 아니고 손주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모두들 바쁘고 정신없기 때문입니다. 저만 같아도 그렇습니다. 우리 부모님을 뵈려면 제가 한국에나 가야지 부모님이 비행기를 타실 수가 없습니다. 20년 전만해도 누나가 미국에 살때 일년에 한번씩 미국에 다녀오시던 부모님 이셨습니다. 그러나 이젠 비행기 탈 엄두를 못내십니다. 평생 아들이 목회자 되는 것이 꿈이셨는데, 정작 아들이 목회하는 미국에 건강이 안되셔서 못오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찾아가야만 만나뵐 수 있습니다. 권종숙 권사님이 찾아가니 일부러 내려오십니다. 열댓분 모이셨습니다. 당이 조절이 안되는 주권사님도, 지팡이, 워커를 의지해야 되는 분들도 같이들 모이셨습니다. 오랜만에 교회가 아닌 곳에서 더구나 같은 아파트에서 살지만 그 아파트에서 모여 식사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곳에서 같이 식사를 하는 날입니다. 그냥 그렇게 모이신 것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말씀드렸습니다. 저희는 괜찮은데, 한달에 한번씩 이렇게 만나서 식사해도 좋겠느냐고 말입니다. 다들 좋다고 하십니다. 아마 귀찮으실 수도 있습니다. 준비하고 내려오시는 것이 귀찮으실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그래도 90이 넘으신 어른이 오층에서 엘리베이터타고 내려오셔서 100보라도 걷지 않으실까 생각하니 귀찮아 하셔도 그렇게 하고 싶었습니다. 봉사하시는 분들도 한달에 한번 괜찮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말씀하십니다. 한달에 한번은 미안하시다는 것입니다. 봉사하는 사람들도 보니 다 나이들 먹었는데 두달에 한번 하면 좋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두달에 한번 하기로 했습니다. 그 구역을 맡으신 김흠자 장로님이 늘 올개닉으로 어른들을 잘 대접하시기 때문에 그렇게 따지면 뵙는 시간들이 그래도 좀더 많지 않을까 생각되어 집니다. 딱 식사만 하고 가시는데 내려오시는데 5분 식사하시는데 40분 그리고 올라가시는데 5분, 50분짜리 프로젝트입니다. 물론 음식을 준비하시고 수고한 분들의 시간은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러나 다들 행복해 하십니다. 가나안 어른들 생각하는 마음이 특별한 분에게 전화드렸습니다. 그런 일이라면 본인에게 빨리 연락하지 않으셨다고 속상해 하십니다. 선우양순 권사님입니다. 이래저래 어른들 생각하는 분들의 마음이 가슴을 따뜻하게 만듭니다. 나이가 드시면 가야만 뵐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