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설교해 주시는 최원규 선교사가 10여년전 목사안수 받던날 한국의 어느 잡지에 썼던 칼럼입니다.(2003-8-3)
지난 주일에 사랑하는 친구가 목사가 되었습니다. 그와 아내는 모두 의사입니다. 그는 8년전만 해도 전혀 예수님과 상관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연대 의대를 나와 모교에 교수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군대 대신 연대에서 세운 몽골친선병원 소아과 의사로 자원하여 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선배인 선교사를 통해 98년도에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늦게 신앙 생활한 그는 마치 과거의 예수님 몰랐던 시간이 억울한 듯이 예수님에게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사모님도 같이 미쳤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더 잘 알기 위하여 미국 유학을 떠나게 됩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지만 한국에 계신 부모님들이 그 친구의 변심을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더 공부를 하겠다고 하니 허락하신 것입니다. 그 친구가 그래서 목사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것이지요.
같은 날 영사관에서 인터뷰하고 같은 날 비자 받고 미국에서 한 동네에 살면서 교제도 나누고 몽골을 위한 선교모임도 같이 하면서 삶을 나누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어느날 목사가 되겠노라고 말했습니다. 말리고 싶었습니다. 목사보다는 평신도 선교사로 몽골에 가기를 원했습니다. 선교적인 전략으로 그것이 낫다라는 생각보다는 목사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고달픈 가를 알기에 정말 말리고 싶었습니다.
지난 주에 목사 안수식이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아직도 믿지 않으시는 그의 부모님들이 목사가 뭔지도 모르시면서 깊은 한숨을 쉬며 그 자리에 앉아 계셨습니다. 그 친구의 머리에 손을 얹고 안수하는데, 알수 없는 눈물이 비오듯 쏟아집니다.
좋은 길, 남들이 원하는 길로 가지 않고 고난의 길을 가는 그 친구에게 도저히 잘 결정 했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알수 없는 공허와 서러움이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그 친구는 십자가의 길을 담담히 가려는데 저는 축하한다고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목회자들이 많은 비난을 받습니다. 또한 비난받을 만한 행동도 합니다. 처음 마음을 잃어버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포기하고 걸어가는 그 외로운 길에 따뜻한 한마디로 목회를 격려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최원규 선교사의 목사안수를 축복하며.....
이 글을 쓴지 12년째 되어 옵니다. 그 이후로 몽골에 갔다가 미국에 오면 만난지가 두어번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얼마나 바쁜지 온지 한달이나 되었는데 오늘에야 교회에서 만날 것 같습니다. 참 이상하게 그날의 장면이 저에게는 생생합니다. 유난히 교회가 어두운 21세기 교회 본당, 그리고 그 날의 느낌들.....
그러나 이젠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이가 먹어가면 갈수록, 예수님을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것은 이 땅이 아닌 하나님 나라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