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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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다라는 사실의 절망감2024-02-07 09:29
작성자 Level 10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다라는 사실의 절망감

아마존 선교 잘 다녀왔습니다. 사실 선교라고 불리우기는 어려운 여행입니다. 은사 목사님의 말씀처럼 “단기선교는 현지 선교사를 즐겁게 해주면 된다”라는 것에 철저하게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안에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강명관 선교사는 저의 신학동기이면서 사랑하는 형입니다. 형에게 큰 위로가 되고 싶었습니다.

가서 해야 하는 일중에 우물에 태양열을 이용해 펌프를 설치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전문 엔진니어인 조종사 ‘폴’의 도움으로 태양열과 배터리와 충전기, 그리고 모터를 연결하는 과정은 완벽했습니다. 그런데, 15M아래에 있는 물이 올라오지 않는 것입니다. 바나와 사람들은 그 물이 나오지 않으면 멀리까지 가서 물을 길어와야 합니다. 그렇게 펌프가 고장난지 2년입니다. 아무리 해도 안됩니다. 바나와 사람들이 포기합니다. 그러나 저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이방법 저방법 다 사용해도 불가능합니다. 혼자 뜨거운 날 호스를 넣고 빼고 하는 것을 반복하다가 결국 몸살이 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어떤 방법을 써도 되지 않습니다. 모터가 물을 끌어올리는 힘이 부족한 것입니다. 안되는 일을 그래도 해보겠다고 몸부림 치다가 완전히 전의를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강선교사는 기계치입니다. 제가 포기하면 강선교사는 그것을 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해서 더 했습니다. 그 뜨거운 곳에서 물이 쏟아지면 샤워하리라 생각했던 생각도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교회의 지도자 아리파와 지나의 결혼식을 꼭 축복하고 같이 기도하고 싶었습니다. 형이 세운 지도자입니다. 바나와에는 결혼식이 없습니다. 그냥 눈이 맞아 밤에 하룻밤을 보내면 부부가 됩니다. 그러다 보니 결혼에 대한 책임이 약합니다. 부모가 반대해도 두 사람이 그냥 그렇게 살면 인정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교회지도자가 되는 아리파는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위치입니다. 그런데, 지나의 아버지가 반대하십니다. 그들이 제일 좋아한다는 예물시계도 준비했습니다. 결혼식을 하고 축복하고 아리파에게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이 끝내 허락하지를 않으셨습니다. 이제 도리어 우리가 원하는 일은 그들이 다른 젊은이들처럼 그렇게 함부로 살지 않도록 충고하는 것입니다. 그 예물시계는 사고 치면 안준다고 다른 리더에게 맡겼습니다(사실 예물 시계라야 다른 것이 아닙니다. 카시오 전자시계인데, 젊은이들의 꿈이라고 합니다)

선교사의 아픔에 동참한다고 하는 것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살 수 있는 곳이 못되었습니다. 5일을 있었는데, 온몸에 땀띠가 나서 고생했고, 하두 완전무장하고(?) 돌아다닌다고 해서 뭐라해서 하루 반나절 무장 해제했더니, 벌레에 물린 곳은 가려워서 고생해야 했습니다. 오기 전에는 총으로 멋지게 멧돼지 잡아 오리라 생각했는데, 가서 보니 사냥을 나갔다가는 더위에 죽을 것 같아 사냥 다녀오라는 말도 정중하게 사양했습니다. 선교사가 먹는 것 먹겠다고 했는데, 다른 분들은 그렇게 맛있게 드시는 거북이도, 삐라냐 고기도 사실 입맛에 맞지 않아 많이 먹지를 못했습니다.

2주간 무엇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냥 있어준 것만으로 감사하다고 해서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그랬습니다. 강선교사에게는 그냥 있어주는 것도 한국말로 실컷 떠드는 것도 행복이었습니다. 그나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저에게 같이 간 분들이 도리어 위로였고 힘이었고, 기도해 주신 교인들 덕에 무사히 잘 다녀올 수가 있었습니다. 내가 할수 없다라는 것이 은혜이고 아픔입니다. 그래서 주님 손 붙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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