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사 (최성봉 목사)
그렇지 않은 날도 있었으나 2주 정도 새벽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습니다. 어떤 날은 보슬비가 촉촉하게 내리곤 하였습니다. 좋으신 하나님은 우리 몰래 목마른 대지의 갈증을 시원케 하시나 봅니다. 새벽하늘을 바라보게 됩니다. 하지(夏至)가 가까와 새벽 해맞이가 빨라진 이유도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비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뭉게뭉게 검은 구름은 장차 내릴 비의 전령사임을 알기에 신나는 비 내림의 교향곡을 기다리며 전주곡(前奏曲)을 듣듯 구름을 바라보지만 오후에는 어김없이 햇빛으로 가득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겨울에 흡족한 비가 내리는 것을 이제는 알만하기도 하지만, 자꾸 비를 기다리게 됩니다.
우리는 대개 자신과 관계없는 일에는 무관심합니다. 물과 관련된 일을 하는 분들은 가뭄의 심각함을 절감하신답니다. 집에서 쓰는 물조차 아끼고, 설거지를 할 때 물을 마냥 흘러 보내지 않고 모아서 화단에 물을 주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언제인가 농사를 짓는 분들이 땅을 헐값에 큰 기업체에 팔고 있다는 뉴스를 읽었습니다. 긴 가뭄으로 많은 자금을 드려 우물을 파기도 해보았지만 그도 여의치 않아 땅을 판다고 합니다. 물이 없어 말라 죽어가는 나무들을 잘라내는 농부의 마음이 어떠하겠습니까? 소중한 보금자리였던 그 땅을 파는 마음이 어떠할까요?
구약 성경 족장시대에는 기근의 때에 믿음의 선진들이 보금자리를 떠나곤 했습니다. 믿음의 선배들은 이른 비와 늦은 비의 소중함을 알기에 평안한 중에 하나님께 감사드리기를 잊지 않았습니다. 비는 하나님과 그분의 백성들을 연결해주는 신앙의 끈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비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시대를 삽니다. 비와 관련하여 하나님께 관심 두는 것도 줄었습니다. 수도꼭지를 돌리면 물이 나오고, 가뭄의 때라 하지만 우리의 관심은 수도 고지서에 머뭅니다. 솔로몬은 성전을 봉헌하며 기도했습니다(왕상 8:35-40).
“만일 그들이 주께 범죄함으로 말미암아 하늘이 닫히고 비가 없어서 주께 벌을 받을 때에 이 곳을 향하여 기도하며 주의 이름을 찬양하고 그들의 죄에서 떠나거든 주는 하늘에서 들으사 주의 종들과 주의 백성 이스라엘의 죄를 사하시고 그들이 마땅히 행할 선한 길을 가르쳐 주시오며 주의 백성에게 기업으로 주신 주의 땅에 비를 내리시옵소서 만일 이 땅에 기근이나 전염병이 있거나 … 한 사람이나 혹 주의 온 백성 이스라엘이 다 각각 자기의 마음에 재앙을 깨닫고 이 성전을 향하여 손을 펴고 무슨 기도나 무슨 간구를 하거든 주는 계신 곳 하늘에서 들으시고 사하시며 각 사람의 마음을 아시오니 그들의 모든 행위대로 행하사 갚으시옵소서 주만 홀로 사람의 마음을 다 아심이니이다 그리하시면 그들이 주께서 우 리 조상들에게 주신 땅에서 사는 동안에 항상 주를 경외하리이다.”
솔로몬도, 솔로몬의 성전도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고 항상 동일하신 하나님이 오늘도 우리를 다스리십니다. “만일 그들이...”, 비를 구하기 전에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한 사람이나 혹 주의 온 백성 이스라엘이 각각 자기의 마음에 재앙을 깨닫고 ...”, 나의 관심이 하나님의 관심사에 이르기를 소원해 보며 나의 생각을 돌아보게 됩니다. 나의 기도에 응답하실 하나님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