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드세일 (최성봉 목사)
언제부터인가 교회가 분주하기 시작합니다. 마틴 초등학교 학생들 중 재정적으로 어려워 과학 캠프에 참석하기 힘든 상황에 있는 학생들을 돕기 위한 Yard Sale을 위해 성도님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신 것입니다. 신년 특별 새벽기도회로부터 시작하여 매달 이어지는 굵직굵직한 여러 가지 사역이 있었습니다. 새가족 환영회, 노회 체육대회, 구역별 찬양대회, 연령대별 수련회, 고난 주간 특별 새벽 기도회, 부활절 연합 예배, 부흥 사경회, 성가대 찬양제 등등... 모든 시간이 중요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지만 내심 성도님들의 피로도가 크지 않은가 염려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Yard Sale 날짜가 가까워지면서 집에서 사용하지 않으시는 옷가지와 여러 가지 물품을 정리하는 수고로부터 시작하여 교회에 물건들을 옮기는 수고와 헌신이 이어졌습니다. 이와 더불어 여전도회를 중심으로 매주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시기 시작했습니다. 값싼 재료가 있다는 곳은 서슴치 않고 달려가 재료를 구입하시고 지혜를 모으셨습니다. 황금 같은 토요일의 귀한 시간을 음식 하는 열기로 가득한 뜨거운 교회 부엌에서 웃음을 잃지 않고 저마다의 요리 비법을 공유하시며 하하 호호 즐겁게 맛난 음식을 뚝딱 뚝딱 만들어 내시는 모습이 참 보기에 아름다웠습니다. 밥통이 통해야 소통이 잘 된다고 하는데 우리 교회 부엌은 참으로 소통이 잘 되게 할뿐만이 아니라 성도가 연합하는 기쁨을 누리는 물댄 동산과 같습니다. 원가를 계산하면서, 성도님들께 부담이 되지 않도록 지혜를 짜내시며 포장을 하고 가격을 정하는 수고로움을 아실런지요? 그 시간이 토요일 부엌 사역(?)을 마무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근래 몇 주간 동안 주일 저녁에는 즐거운 상상을 하였습니다. 교회에서 성도님들이 공급해 주신 사랑으로 가득한 밑반찬을 펼쳐 놓으며 가족들과 식사를 하면서 마음으로 그려 보았던 것은 주일 저녁 우리 성도님들의 식탁에는 맛난 반찬들이 동시에 차려져서 그날마다 구입한 반찬 품평회를 하며 즐거운 식사 시간을 이어 가시는 즐거운 상상이었습니다.
안수집사회에서는 우리에게 유용한 물품을 지인들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시고 적정 가격에 판매하시느라 애를 쓰셨습니다. 교회 바자회의 경쟁 상대는 대형 한인 마켓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대량의 물량을 취급하기에 더 마진을 줄이기도 하고 가뜩이나 많아진 한국 마켓들 사이에는 홍보를 위한 폭탄 세일을 하는 바람에 공장에서 원가로 구입하여 약간의 이익을 더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판매하는 물품의 가격이 마트 가격에 비하면 다소 비싸다고 생각되시기도 하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생업을 감당하시며 구입부터 상품진열까지 수고하신 수고의 값을 고려한다면 결코 비싸지 않은 가격이라 생각 됩니다. 카-워시로 수고하신 남전도회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가정으로, 공동체로, 지역으로 향하는 우리의 섬김의 소산입니다.
오늘 마지막으로 맛있는 여러 가지 반찬과 함경도 명인이 전수하신 족발과 라면을 판매합니다. 한정 물량이라 서두르지 않으시면 구입이 어려우실 것입니다. 성도님들께서 매주일 이미 많은 지출을 하셨겠지만 이러한 여건을 고려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끝까지(?) 동참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아침에 판매대에서 만난 한 어린아이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게임기를 들고 엄마가 가격을 물어 보는데, 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모든 관심을 집중합니다. 2불이라 대답하니 엄마의 지갑이 열립니다. 아이가 “야호!” 하고 탄성을 질렀습니다. 참 행복해 보였습니다. 성도님들의 수고가 이 작은 아이에게 행복을 선사했듯이, 마틴 초등학교의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어떤 학생에게 인생을 성큼 자라게 하는 행복으로 다가갈 것을 마음으로 기대해 봅니다. 수고하신 모든 성도님들이 행복하시길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