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분이 집을 옮기시면서 소장하시던 책을 주고 싶다는 말씀을 듣고 갖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아주 기쁨으로 그분이 읽으셨던 책들 중에서 100여권을 골라서 가지고 왔습니다. 그 중에는 요즘은 절판된 책들이 있었습니다. 너무 소중한 영성가들의 이야기들인데, 더이상 읽는 사람이 없어서 절판되어진 책들입니다. 그리고 요즘 한참 논란이 되었던 존 파이퍼 목사와 톰 라이트 목사 사이에 있었던 ‘칭의’논쟁에 대한 내용이 아주 묵직한 책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벼운 책들도 있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홍성사에서 나온 ‘믿음의 글들’ 일곱번째 책인 “나의 고백”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한국교회가 존경하는 이재철 목사님의 간증집입니다. 너무 널리 알려진 분이고 지금도 그분의 설교가 많은 분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저는 그분의 균형과 솔직함을 좋아합니다. 그 책의 내용중에 믿음이라는 것과 성화됨에 대한 이야기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분은 부자로, 성공한 사업가로 살다가 완전히 바닥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결정적인 순간에 예수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만나서 회개하고 중생을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운영하던 출판사의 도산 위기에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믿음의 글들’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첫 작품이 1980년대 한국교회에 큰 영향을 주었던 맹인목사 안요한 목사님의 간증집니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낮은대로 임하소서’라는 책이었고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그 책을 출판하셨던 날을 담담하게 스케치 합니다. 예수를 안믿는 이청준선생이 그 글을 탈고 하고 나서 같이 출판기념 예배를 드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밤에 작가랑 모든 스텝들이 예수 믿기 전과 같이 다같이 술집에 가서 술을 마셨다는 것입니다. 과연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냐 물을지 모르지만 저는 그 상태가 이해 되었습니다. 예수 바로 믿고 완전히 돌변해 버린 사도 바울도 있지만, 조금씩 성화되어져 가는 분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입니다.
작가 김성일 장로님을 만나기 전까지 그분은 술 담배를 하시던 분이셨습니다. 김성일 장로님과 나눈 대화가 잠깐 언급됩니다.
"가톨릭의 신부님들이 술이나 담배를 하기 때문에 나도 할 수 있다는 이 사장의 생각에 나는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그분들은 주님께 그들의 가장 귀한 것을 바친 분들입니다. 동정(童貞)이지요. 그것은 사실은 그분들의 삶 자체를 송두리째 바친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이 사장이 신부님들처럼 이 사장의 가장 귀한 것을 주님게 바친 삶을 살고 있다면, 이 사장 자신을 위해 술이나 담배 정도를 즐긴다 한들 무방하겠지요. 그러나 우리가 신부님들처럼 우리의 가장 귀한 동정을 드릴 수 없게 된 바에야 나 자신을 위해 술 담배를 즐기고 싶은 마음 정도는 당연히 주님께 드려야 되지 않을까요?
목사님은 그 이후로도 글의 뉘앙스는 술과 담배를 하셨습니다.
신학대학원을 다니실 때도 하셨을 것입니다.
‘나의 고백’이라는 책이 좋았던 이유는 한방에 변화되어지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예수님 닮아가려고 조금씩 조금씩 애써 몸부림치는 모습을 그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일부터 한 주간 새벽기도를 드립니다. 일주일 다 참석하겠다는 옹골찬 결심도 좋지만, 그저 가장 단잠을 자는 시간을 주님의 고난을 생각하며 같이 보내겠다는 생각으로 나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하나씩 하나씩... 한걸음씩, 한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큰 바위 얼굴처럼 우리의 모습이 예수님 닮아가지 않을까 생각되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