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설교/컬럼

제목아들 그리고... 아버지2024-02-07 09:32
작성자 Level 10

20-40대 수련회에 갔을 때, 집사람의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보니 아들이 엄마에게 전화를 건 것이라 받았습니다. "예석아?" 그런데, 이 놈이 좀 당황해 하는 눈치입니다. 그러더니 "엄마에게 말해서 아빠에게 말해달라고 한 것인데, 아빠에게 직접 말해도 돼?" 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무엇이냐고 했더니, "나 여자친구 생겼어" 라고 말을 합니다. 멍했습니다. 소리라고 지르며 감격해야 하는데, 도리어 그 말을 듣는데 어색 했습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 "그래?" "걔가 너 군대가는 것 아니?" 라는 질문을 바로 던졌습니다. 안다고 합니다. 다음 질문은 "교회 다니니?" 였습니다. 다른 교회를 열심히 다닌다고 합니다. 그래? 그러면 나중에 이야기 하자 라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예석이는 순정남입니다. 고등학교때 몇번 좋아하던 여자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늘 좋아하는 아이에게 한번도 그 마음이 전달되어지지 않고 차이기만 했던 아이입니다. 아버지로서 참 속상했습니다. 더구나 그렇게 좋아하던 아이가 예석이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알 뿐만 아니라, 그 학교 학생들이 모두 예석이가 그 아이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안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좋아하던 아이도 같은 학교를 갔습니다. 저는 예석이가 그 아이와 아무렇지도 않게 학교에서 어울리는 것도 싫었습니다. 아버지의 자존심입니다. 예석이가 고등학교때 방에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를때 모습을 보면 안되 보이곤 했습니다.

생전 여자친구는 못 사귈 것 같더니 사귀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 그 아이에 대해서 별로 알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두려웠나 봅니다. 저의 질문은 "너 군대 가는 것 아니?" 였습니다.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마음을 주고 바로 헤어지는 것도 싫고, 여자아이에게 부담을 주는 것도 싫었습니다. 또 혹이나 여자친구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바꾸는 삶도 싫었습니다. 저도 제 마음이 이런 줄 몰랐습니다.

어제 LAX에서 같이 데리고 왔는데, 그렇게 좋아하던 고등학교 친구와 같이 왔습니다. 집사람이 너무 어이가 없으니까 "정말 요즘 아이들은 이해를 못하겠다"고 합니다. 예석이는 자신이 그렇게 좋아했었지만 그냥 친구로 남은 그 아이에게 참 좋은 친구로서 늘 최선을 다하는 든든한 아이와 같습니다.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그렇습니다.

여자아이 부모님이 한번 보자고 했다고 합니다. '아니 무슨 만난지 한달도 안되었는데 보자고 하시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이나 내 아들이 본인들 생각에 차나 안차나 보시려고 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나도 좀 보자고 하자' 이럴까 하는 우스운 생각도 들었습니다.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 보니 딸 가진 입장에서는 당연하리라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여자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막상 생겼다고 하니까 걱정이 됩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제가 옆에 없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때라면 옆에서 같이 밥도 같이 먹으면서 이야기도 할텐데, 떨어져 생겼다 하니 괜히 마음에 부담이 생깁니다. 관심없이 보았던 여자아이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게 됩니다. 아들의 연애가 아름다웠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사람들 보기에도 말입니다. 

댓글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