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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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국제시장2024-02-07 09:32
작성자 Level 10

한국에 계신 아버지가 지난번 고관절 수술이후 치매가 심해 지셨습니다. 일어서지도 못하시고, 누워계신데다가 치매가 깊어지니 동생들과 어머니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저의 기도는 왜 하나님이 아버지를 데려가지 않으시는가 하는 것입니다. 다행한 것은 아버지가 아주 가끔씩 제 정신이 돌아오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본말로 말씀하시는 것과 부르는 노래가 거의 다 찬송가 이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기는 한데, 낮 밤이 없이 찬송을 부르시는 통에 가족들이 동네 사람들에게 이만 저만 미안한 것이 아닙니다.

아버지가 생각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사실 작년 말에 너무 위중하다고 해서 나갈 생각을 했었는데 어머니가 들어오지 말라고 하셔서 갈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형편도 교회를 비울 때가 못되었습니다. 조성우 목사도 없는데다가 이제 갓 손발을 맞추어야할 교역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한참 돌풍을 일으킨 ‘국제시장’을 가족들과 같이 보러 갔습니다. 아마 거의 막바지에 본 것 같습니다.

6. 25동난을 배경으로 하는 그 영화는 주인공의 실수로 인해 아버지와 헤어지면서 아버지와 약속했던 ‘국제시장’에서 만나자는 약속 때문에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살아온 한국의 어른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영화내내 참고 있었던 눈물은 영화관을 나오면서 어쩔 줄을 모르게 되었습니다. 치매에 걸린 아버지가 너무 보고싶어 주저앉아 울고 싶었습니다. 혼자 와서 다시 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속의 아버지는 저의 아버지 모습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기전에는 잊고 있었던 여러 가지 모습들이 떠 올랐습니다. 그랬습니다. 아버지는 못 하나 버리지 못하시고 구부러 지면 망치로 펴서 사용하셨습니다. 아버지랑 재건축하는 곳에 가서 나무랑 벽돌을 주어왔던 기억들이 납니다. 한번도 당신 자신을 위해서 사신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누린 호강이 없으십니다. 유난히 고무신을 좋아하셔서 오래전 사진에는 양복에 고무신을 신으셨던 것이 많으셨습니다.

그래도 하나님이 오랫동안 또릿한 기억력으로 살게 하셨는데, 한번의 수술이후 치매가 들기 시작하시더니 지난번 고관절 수술때 전신마취가 아버지를 그렇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픔을 참지 못하시는 어린아이처럼 아프면 우시는 분이 되셨습니다. 아버지와 저는 참 많이 닮았습니다. 어릴 적 아버지의 사진속에는 제 모습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예준이가 할아버지를 닮았습니다.

국제시장 참 잘 만들었습니다. 자식들로 하여금 아버지를 생각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아이들에게도 할아버지 세대를 잘 보여 주었기 때문입니다.(어버이회에서 만드는 주소록 인사말에 덧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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