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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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초태생2024-02-07 09:32
작성자 Level 10

우리에게는 참으로 익숙한 주일예배이지만 한분에게는 참 의미가 있는 예배일 것입니다. 그분은 설교와 축도를 해주시는 김형철 목사님이실 것입니다.

2000년 4월 19일에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4.19의거가 있었던 날이라 잊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안수식이 거행되던 와중에 그날 한경직 목사님이 소천하셨던 날이기에 더욱 생생합니다. 제 안수식에 저의 머리에는 잊지 못할 두분의 손이 올라가 있었습니다. 한손은 장달윤 목사님의 손 이셨고, 다른 한손은 저의 아버지의 손이셨습니다. 그날 우리 부모님은 한가지 하나님께 드렸던 약속을 지키실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초태생은 하나님의 것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은 저를 낳으신지 8일만에 온교인들을 모시고 아들을 하나님께 드리는 의식을 행하였다고 합니다. 부모님은 처음 것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을 그렇게 행하셨습니다.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있습니다. 첫월급을 받으면 그것은 무조건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 두번째 것은 부모에게 드려야 한다. 세번째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야 한다. 네번째 달부터는 너희가 알아서 살아라고 가르쳤습니다. 첫수확에 대한 것만큼은 분명하게 하나님께 드리기를 원해서 그랬습니다. 예림이가 그런 우리는 뭘먹고 살아? 라고 했습니다. “3개월동안 취직 못했다 생각해라”고 말했습니다. 하두 여러번 이야기를 했더니 그렇게들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옳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나님에게 처음것을 드리라는 가르침입니다. 우리 부모님이 저에게 가르치듯이 말입니다.

목사안수를 받은 후 첫 축도를 해야 했는데, 그 축도는 예약이 되어 있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제가 목사안수를 받으면 축도는 우리에게 제일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던 사람들은 연대,이대 성악과로 구성된 노래선교단 이었습니다. 목사안수를 받은 날이 평일이라 당장 주일날 고등부 예배, 월요일에 서울대 예배등 줄줄이 있는데, 노래선교단은 목요일입니다. 그런데, 그 약속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주일날 교사들이 아무리 이야기 해도 “아직 축도를 해보지 않아서 자신없습니다”라고 말하고는 거절했습니다. 다른 모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연습하고 다음주에 꼭 하겠습니다” 혹이나 노래선교단 사람들을 질투할까봐 그렇게 말하기도 했지만, 청년들이 첫 축도는 우리에게 해주셔야 한다고 말할때, 정말 처음 것에 대한 소망함을 가지고 부탁했었던 것입니다. 드디어 목요일이 되었습니다.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졸업생들까지 와서 예배실은 성악하는 학생들로 꽉차 있었습니다. 말씀을 마치고, 첫축도를 하는데 그렇게 떨려본 적이 없습니다.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 한사람, 한사람을 생각하면서 기도하고 축도를 하였습니다. 축도를 하는 내내 눈물이 마르지 않았고 감수성이 예민한 음악하는 친구들도 같이 울면서 그 축도에 동참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학생들이 앞으로 나와 안수를 받았습니다.

그날 이후로 다른 모임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축도를 했지만 그래도 처음 축도할때의 감격은 비교할 수 없습니다. 목사가 되면 평생 해야하는 것이 아마 설교와 축도일 것입니다. 그러기에 처음하는 장소가 얼마나 기억에 남을까요. 김형철 목사님이 처음으로 하시는 첫축도, 첫 주일설교를 기도함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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