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cm가 약간 넘는 작은 키, 74세의 할머니. 1970년 대 미국으로 건너와 지금까지 40여 년을 노숙인과 함께한 김진숙 목사의 외모다. 김 목사는 PCUSA 목사로, 현재는 은퇴한 상태다. 하지만 노숙인을 버릴 수 없어 자비량으로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노숙인을 돌보는 사역을 하고 있다. 특히 강의에 집중하고 있는데, 40여 년의 노숙인 사역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1970년대 초반 미국에 왔는데, 처음 일한 곳이 정신병원이었다. 그곳에서 김 목사는 노숙인을 만났다. 노숙인 사역을 시작하게 된 계기다. 한국에 있을 때도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일을 했지만, 미국까지 와서 노숙인 사역을 하게 되리란 생각은 못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이 자신을 노숙인 사역에 쓰기 위해 정말 많은 시간 훈련을 하게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정신병원 쪽은 김 목사를 노숙인 쉘터로 보냈다. 그곳에는 40~50명의 노숙인이 생활을 하고 있었다. 노숙인들 중에는 알코올 중독자도 있고, 마약에 찌든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김 목사는 이들이 바로 예수님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두려운 마음도, 거리끼는 마음도 없어졌다. 씻지 못해 나는 퀴퀴한 냄새도 향수 냄새가 됐다.
김 목사는 비록 작은 체구지만, 노숙인 사역은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힘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했다. 김 목사는 노숙 사역에 많은 교회가 관심이 없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특히 노숙인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숙인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고, 교회가 이 일에 앞장을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사는 사람들의 문제는 너무 혼자만 잘 살려고 한다는 점이에요.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살까,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차를 살까, 좋은 집을 살까 하는 고민만 하고 있어요. 그리고 노숙인을 볼 때는 '저 사람이 게으르니까 노숙인이 된 것이다'고 생각을 해요. 노숙인의 문제를 개인 문제로 바꿔 버리면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 돼요."
김 목사는 혼자 잘 살려고 하는 마음을 탐욕이라고 했다. 이 탐욕 때문에 주님이 주신 샬롬이 깨진다고 했다. 또 김 목사의 말대로 노숙인이 나오는 상황을 그저 '개인이 게을러서, 뭔가 잘못했으니까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안일하다. 노숙인이 직업을 가져도 적은 돈만 내고 살 수 있는 집이 부족하다. 노숙인이 자립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사회 안전망이 작동을 해야 하는데, 미국이든 한국이든 그런 시스템은 부족하다. 교회가 노숙인 사역에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김 목사는 청년들에게 아메리칸드림과 지저스 드림 중 지저스 드림을 택하라고 조언한다. 예수 믿고 찬양하고, 밖에 나가서 전도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노숙인을 위해 일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살피는 일도 중요하다는 얘기다. 개인 구원과 개인 축복에만 너무 몰두한 나머지 이웃을 제대로 보살피지 않는 삶은 예수의 제자로 살겠다고 결심한 사람들이 살아야 할 삶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2008년 코스타강사 인터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