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가장 좋은 대학이라고 자타가 인정하는 학교는 ‘하버드대학’입니다. 하버드대학은 설립자인 영국 청교도 목사 존 하버드에 의해서 1636에 개교하였습니다. 이 대학에서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만 69명, 미국 대통령 8명이 이 대학교 출신입니다.
학문적인 것으로는 더 이상 이야기될 것이 없는 학교가 일주일동안 갑자기 다른 것으로 내내 시끄러웠습니다. 그건 소위 천주교에서 말하는 미사 ‘mass’라 불리우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왜 천주교에서 하는 미사가 문제가 되었을까요? 그것은 천주교에서 주관하는 미사가 아닌 사탄을 숭배하는 ‘Black Mass’를 학생들이 계획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번 행사는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탄숭배단체, 사탄템플(Satanic Temple)과 공동 기획한 것으로 하버드 대학의 중심지인 퀸즈 헤드 퍼브(The Queens Head Pub, in Memorial Hall)에서 치러질 예정이었습니다. 이들은 포스터 광고 등을 통해 “사탄숭배의식 검은미사(Black Mass)를 하버드 대학에서 재현하려는 것은 어떤 신앙이나 종교도 폄하하지 않고, 교육적인 목적에 따라 존중받아야 하며 다른 문화의 역사를 배우는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탄숭배의식은 가톨릭 미사를 패러디 한 것으로 하나님을 조롱하고 루시퍼를 숭배하는 것입니다. 미사 도중 인신제사와 음란한 의식, 신성모독적인 끔찍한 퍼포먼스가 수반됩니다.
미국은 더 이상 기독교국가가 아니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말에 동의합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의 어느 대학도 이 정도까지 망가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버드보다 학문적으로 떨어질지는 몰라도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 이런 말도 안되는 행사를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은 더 이상 기독교국가는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학교다닐 때 장승세우는 문제를 가지고 선교단체와 총학생측간에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대부분 무명으로 반대 대자보를 쓸 때, 그때 예수님을 너무 뜨겁게 만났기 때문에 대자보마다 제 이름을 쓰고, 장승이 서면 안되는 이유를 썼었습니다. 당시 대학마다 우리것 찾기 하면서 장승 세우고 돼지머리 올려놓고 총학생회는 고사를 드리면서 한해를 시작했습니다. 여러 가지 논리를 제시했고 마지막에 만약에 장승이 세워지는 것이 흠이 아니라고 한다면 나는 학교 곳곳에 십자가를 세우겠다고 했습니다. 다른 논리에는 반박을 하다가, 장승을 세우면 십자가를 세우겠다는 말에는 그들도 쏙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막았습니다. 그때 저의 평가는 ‘꼴통’이었습니다. 꼴통소리 들어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저의 과거를 알던 학생들은 모두 경악을 하고 말았습니다. “김인철이 예수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저도 기독교대학도 아닌데, 곳곳에 십자가를 세우는 것 반대합니다. 그건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세워진 십자가는 아마 다른 사람들에게 장승에 대한 혐오처럼 그렇게 비추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땡깡을 부렸던 것이지요.
하버드의 블랙미사는 보스톤에 사는 캐톨릭 신자들, 그리고 교인들이 6만명 서명을 함으로서 못하게 되었습니다. 물러서지 말아야 할 일에 캐톨릭 신자들이 모질게 달려든 것입니다. 그러나 자꾸 한다고 하다보면 아마 저것도 문화라고 하면서 언젠가 열릴 것입니다. 그 후에 장승이 세워졌듯이 말입니다. 하나씩 내주다 보니 이젠 정말 어디까지 가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정말 우리것이 좋다면 그들에게 더 좋은 것이 있음을 보여주어야지 막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그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올 정도로 우리의 삶이 거룩과 정직으로 세우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젠 저런 뉴스에 놀라지도 않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