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
교회 공사를 담당하는 윤영수 사장과 같이 일하는 분들은 세 명입니다. 이분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가장 오래된 분은 무려 25년을 같이 일한 로베르토라는 친구입니다. 이분은 landscape가 전문인데, 같이 일하다 보니 무엇이든 다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25년 일하다 보니 고참티를 내고 가끔 본인의 생각을 고집 부릴 때가 있지만 괜찮은 친구라고 말을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둘은 놀랍게도 아버지와 아들입니다. 듣기 전에는 도저히 아버지와 아들이라고 믿기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늙었고(?) 아버지라 하기에는 너무 젊었기 때문입니다. 아들의 나이는 28인데, 아버지의 나이 고작 44살입니다. 그러니까 16살에 결혼에서 아이를 낳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들도 일찍 장가를 가서 44살의 아버지는 이미 큰 손자가 있습니다. 아들의 이름은 조나단입니다. 그런데, 이 조나단이 철이 없습니다. 날이 더우면 자기 너무 힘들어 그만 가겠다고 말을 합니다. 교회에 라미네이트를 깔 때, 윤사장님이 이렇게 깔라고 말을 해도 본인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깔려고 말을 듣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끔 시간이 더디 갈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아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지붕 공사를 할 때입니다. 이 조나단은 지붕이 전문이라고 합니다. 얼마나 빨리 일하던지, 깜짝 놀랄 정도입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저렇게 잘한다고 합니다. 젊은 세대답게 일할 때는 늘 귀에 음악을 듣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본인이 힘들면 티를 냅니다. 말이 안되는 일입니다. 본인이 돈 받고 일하는데 힘들다 티를 내다니, 그러나 그렇다고 과격하게 힘듦을 모습으로 나타낸 것을 본적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버지가 그를 만지기 때문입니다.
아들이 화를 내고, 더위를 못참아 가겠다고 하고 그럴 때, 아버지가 뭐라고 말을 하는 것을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냥 가만히 봅니다. 그러다가 아버지는 조용히 아들을 데려가서 타이릅니다. 40대 초반인 아버지가 16살 차이나는 아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말하며 그의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 아들이 다시 수그러들어 일을 하기 시작합니다.
윤사장님이 아버지의 이야기를 하는데 참 감동이었습니다. 나이 16살에 결혼해서 아버지가 된 사람, 그렇게 시작한 결혼생활, 그리고 미국생활....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삶이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16살이면 한참 뛰어논다고 해도 아무도 이상하게 보지 않을 나이입니다. 그런데, 본인은 아버지가 된 것입니다. 아마 결혼생활에 엄청난 시행착오도 겪었을 것입니다. 윤사장님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난 저 친구 존경합니다. 만약 제 아들이 저렇게 나온다면 저런식으로 타이르고 들어주고 하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그 친구를 보니 너무 듬직합니다. 생긴 것도 참 잘생기고 덩치도 참 좋습니다. 참 좋은 아버지입니다. 보기에도 좋은 아버지라 느껴집니다. 조나단은 축복입니다. 어린 나이에 실수하여 책임지지 않는 아버지가 그렇게 많은데, 그 친구 같은 아버지는 그를 잘 이끌고 인생을 살아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