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예석이가 군종이 되었습니다. 군대에서 군종은 여기서 말하면 전도사 같은 것입니다. 군종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풀타임 사역자처럼 교회와 관련된 일을 하는 군종이 있고, 다른 하나는 평소에는 똑같이 본인의 군관련된 일을 하면서 다른 시간에 교회 일을 돌보는 군종입니다. 예석이는 후자에 해당합니다. 보통 군종은 신학교를 다니다 군대에 온 사람들이 합니다. 그런데, 한국말도 부족하고 쓰는 것은 더욱 어려운 예석이가 군종이 되었다고 하는 말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석이가 군종이 되고 물었습니다. “아빠 군종이 뭐해야 돼?” 라구요. 군종이 뭐해야 되는지도 잘 모르는 채로 군종이 된 아들... 아들이 군종이 된 것이 감사한 것이 아니고, 아들의 모습이 다른 분들에게 군종을 시켜도 좋겠다고 비추어진 것이 감사했습니다.
저도 군종이 될뻔 했습니다. 1988년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교육담당으로 근무를 하다가 올림픽이 끝난 후 철수하고 지금 대치동에 있는 본부로 복귀하였습니다. 군생활은 9개월 남짓 남았고 토요일이면 늘 외박을 나가 월요일에 돌아오는 생활이라 당시는 군 생활이라고 말할 것도 없을 정도로 그러다가 제대하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밖으로 나갈 때 저의 외출사유는 늘 종교활동이었습니다. 사실이기도 했습니다. 부모님도 뵙고 교회를 나간 것은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때 저희부대 부대장님은 목사님을 겸직하는 분이셨습니다. 경찰대학을 나오시고 경찰복음화를 위해 다시 신학을 했던 분입니다. 그분은 올림픽 경비대에 교회를 세우고 싶어하셨습니다. 그리고 군종을 뽑으려고 했는데, 저를 지목한 것입니다. 그래도 눈에 보이기에 착실해 보이고 매주 밖으로 나가 종교생활을 한다고 하니 군종을 시켜도 좋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당연히 수락할 줄 알았던 분에게, 아주 완곡하게 편하게 말년을 보내고 싶다고 거절하였지만, 정말 거절한 이유는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예수를 안믿는 제가 어떻게 군종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차마 그 말씀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군생활을 이해하시는 목사님은 차마 다시 권하지 못하시고 정말 신실한 친구를 군종으로 쓰셨습니다.
훗날 예수님을 만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그렇게 존경할만한 분 밑에서 그래도 시간을 보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늘 그것에 대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마음을 아들이 풀어준 것입니다.
어제까지 오산리 최자실금식수양관에서는 매년 6.25를 기념하는 기독장병수련회가 있는데 거기도 다녀오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엄청나게 빡쎈 수련회입니다. 거의 24시간 정신없이 보내는 예수의 군대를 만드는 수련회... 주제가 이번에 GMMA선교회와 같은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입니다. 아들이 군생활 하면서 일어나 빛을 발하는 존재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같이들 외쳤던 “하나님을 위하여! 나라를 위하여!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그 사명을 아들이 잘 감당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