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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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박정례 권사님2024-02-07 09:56
작성자 Level 10

권사님이 지난 금요일 아침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췌장암 진단을 받으신 것이 작년 9월, 그리고 항암치료를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하신지 정확히 일주일만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권사님을 처음 뵈었을 때 한국적인 여성의 모습을 그래도 보여주시는 자태를 가지셨습니다. 그리고 믿음이 상당히 깊으셨습니다. 어느날 기도하시는데 얼마나 기도가 좋던지 한마디로 뽕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실로암 구역의 부구역장으로 늘 구역모임이 있으면 기도를 인도해 주셨습니다. 한마디로 기도하는 권사님 이셨습니다.

권사님의 기도에는 가족들에 대한 기도, 교우들의 기도, 목회자에 대한 기도가 빠지지 않으셨습니다. 누구보다 아프신 분들이 많았던 실로암 구역의 부구역장으로서 기도하시는 삶을 살았습니다. 2014년 구역별 찬양 대회때 맨 오른쪽에 스셔서 구역식구들이 불렀던 왕이신 나의 하나님을 부를 때 손을 드시고 찬양하셨습니다. 그리고 점점 더 한분 두분 손이 올라갔습니다. 그날 실로암 구역의 찬양은 한편의 무슨 드라마 같았습니다. 2013년부터 아프셨던 김정애 권사님이 올라오셨었고, 나중에는 교우들이 같이 찬양하였습니다. 그날 목사로서 가나안교회 한 가족인 것이 감사했습니다. 그때의 권사님 모습이 자꾸 떠오릅니다. 손을 드시는 모습이 마치 춤을 추시는 분의 모습처럼 자연스럽고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따뜻하신 분이셨습니다. 누구에게도 따뜻한 말로 격려하는 분이셨고, 마음이 약해 울기도 잘하셨습니다.

기도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본받아 서일까요? 권사님 가시는 날까지의 가족들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어머니 아프신 것을 알자마자 직장을 내려놓고 어머니 간병하러 들어온 홍계희 집사님.... 그리고 때때마다 모든 것을 다 준비하는 아들 박계성 집사님... 그 가족들을 만날때마다 따뜻한 사람들이다 라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지난 주 수요일에 급하게 입원하신 병원에 갔을 때 의사선생님께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하셨고, 생명을 연장하는 어떤 치료도 받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의사를 만나는 자리에 같이 있게 되었습니다. 이미 마음의 준비를 다 하셨기에 편하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같이 찬양하고, 같이 기도하고.....

기도원에 가셨을 때 하셨던 이야기들... 철없는 며느리를 데리고 시어머니와 시고모님이 은혜받으러 가셨는데, 본인은 아주 깊이 잠이 들었는데 권사님을 위해서 두분이 밤을 새우며 기도하는 내용을 들으셨다는 이야기들... 그리고 마음에 남겨진 말씀들을 유언처럼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퇴원하신 후 급격하게 몸이 안좋아 지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전날, 집을 나서기 전에 박윤필 집사님을 통해 받은 선물이야기를 하자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마지막 숙제를 마치신 것입니다. 나오려고 하는데 손을 뻗어 손을 잡으십니다. 목사가 뭐라고 이불속에 들어가 있던 손을 꺼내 잡으셨습니다. 그것이 마지막인줄 알았으면 좀더 오래 그 손을 잡았을 텐데 또 시간이 있는줄 알고 “또 올께요”라고 인사 드렸습니다. 그 손이 마지막 손이었습니다.

너무 감사한 것은 가족들이 이야기 하는 것처럼 성격처럼 아주 조용하게 돌아가셨습니다. 췌장암이 그렇게 아프다고 하는데, 고통을 거의 느끼지 않으시고 아주 조용하게 숨 세 번 내쉬고 조용히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신 모습도 참 고우셨습니다. 아주 정신없이 지난 5개월의 여정입니다. 같이 기도해 주시고 아파해 주신 사랑하는 교우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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