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마다 나누는 긍휼사역이 자리를 잡은 지도 3년이 지나갑니다. 3년을 끌어올 수 있었던 것은 사실 교우들의 관심과 사랑이었습니다. 수많은 분들이 강단에 꽃으로 장식하는 대신 주변의 어려운 분들을 위해서 헌금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헌금은 70여 가정이 며칠을 먹을 수 있는 양식이 되었습니다.
매주 화요일이 되면 이르면 아침 9시부터 날이 추우면 오후 2시가 되면 이미 음식을 받으시겠다고 줄을 섭니다. 날이 추우면 좀 들어와 계시라고 하고 싶은데, 그러면 너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서 들어오라고도 못합니다. 나이 드신 할머니들이 밖에서 카트를 끌고 기다리며 수다를 떱니다. 어쩌면 그렇게 오셔서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그분들에게 낙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화요일 아침이 되면 수고하는 분들이 food bank에 가서 도네이션된 식료품을 가지고 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가지고 오는 량이 줄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Food bank 정책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한군데에서만 받아오던 것을 이젠 두 군데를 다녀야만 어느 정도 박스를 채울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 같은 것 같습니다. 물건이 많으면 그만큼 수고함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넉넉한데 물건이 적으면 애나 사모님부터 일하는 분들의 마음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어마어마한 트럭이 오더니 산더미 같은 빵을 교회에 내리는 것입니다. 아주 유명한 빵집의 빵들이 그렇게 교회에 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단회로 끝날 줄 알았던 빵이 온지 4주가 되었습니다. 그 빵이 처음 오던 날은 빵의 양을 가늠할 수가 없어서 마냥 좋아했는데, 한 두 주가 지나자 빵을 정리하는 것이 보통 문제가 아닌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빵은 맛도 좋고 상당히 고가품의 빵인지라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나누어 주어도 욕먹지 않을만큼 훌륭할 뿐만 아니라 유통기한도 일주일은 남은 것이라 시중에서 파는 것과 별반 차이도 없습니다.
처음에는 품귀현상이 일어났습니다. 맛있다, 괜찮다 소문이 나니까 그래도 두주는 다 없어졌습니다. 그런데, 셋 째주는 무슨 일인지 두 배가 넘는 양이 교회에 떨어진 것입니다. 그때 교회는 빵을 처리하기 위해서 엄청난 에너지가 소비되었습니다. 교회 문을 열고 마틴초등학교 학부모들에게 빵을 나누어 주고, 어르신들이 토요일에 차에 가득 빵을 실고 노숙자들을 찾아가고, 구세군에, 또 다른 히스패닉 교회에 나누어 주어 겨우 다 없앨 수가 있었습니다.
너무 일이 많으니까 다른 교역자들에게도 미안한 일입니다. 아침부터 수고하는 두 목사님이 오후까지 그 모든 일을 다 감당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빵이 교회에 들어오던 첫날의 감사를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밖에 기다리는 할머니들에게 별로 채워지지도 않은 박스를 내밀 생각을 하니 너무 마음이 그랬는데, 빵이 그렇게 들어오니 얼마나 행복하던지 말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은 그 빵을 딜리버리하는 운전사의 이름이 Jesus입니다. 한국말로 예수님인 것입니다.
빵 차가 오면 예수님이 빵을 가지고 오시는 것입니다. 그 친구를 볼 때마다 하는 멋진 상상입니다. 예수님이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키셨던 갈릴리 바닷가... 가난한 사람들이 모인 곳에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로 오천명을 먹이시고 열두 광주리가 남은 기적.....
지금 산타아나 가나안교회에 마치 그 일이 일어나는 것 같아 감사할 따름입니다. 빵이 옵니다. 예수님이 운전하고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