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들의 삶은 고달프고 힘듭니다. 목사들처럼 교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마땅히 머물 곳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안식년이라고 해서 와도 마땅히 마음주고 편하게 보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선교사는 10년을 선교했건 20년을 선교했건 늘 교회앞에서는 작아지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선교사를 이해하는 분들은 그런 선교사의 처지를 잘 알기에 어떻게 해서든지 잘해주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선교사는 그렇게 받고 살아가는 것에 익숙한 삶을 살 수도 있습니다. 정말 주고 싶어도 아무것도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강명관 선교사는 좀 특이한 선교사입니다. 파송교회가 한국의 대형교회이지만 선교사의 형편은 지면으로 밝힐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합니다. 그런데, 늘 입만 열면 감사하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떠날 때, 강선교사 늘 기본적인 것이 있습니다. 첫째는 마지막 식사는 꼭 본인이 대접하고 가는 것입니다. 제 성격에 선교사보고 돈내라고 할 것도 아니지만 그 한끼만큼은 늘 강선교사가 냄으로서 본인도 마음을 털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둘째는 늘 쓰던 차를 세차하고 기름을 꽉 채워 놓고 떠납니다. 이번에는 그것뿐만 아니라 제 차에도 기름을 가득넣고 떠났습니다. 세 번째는 봉투입니다. 미국에서 쓰다 남은 cash를 봉투에 담아 제 차 안에 넣고 떠났습니다. “남은 돈이야. 절대로 화내지마”라는 소리와 함께 거기에는 일불짜리부터 해서, 50불짜리까지 대략 100불정도의 돈이 들어 있었습니다.
저도 아팠지만 강선교사가 체해서 이틀을 무지하게 고생했습니다. 강선교사를 사랑하는 한의사가 직접 찾아오셨습니다. 그분도 어려운데 오셔서 최선을 다해서 치료를 하셨습니다. 가시는 편에 돈을 드리려고 하니까 강선교사가 “가방에 백불 넣었어” 라고 말을 합니다.
뭐랄까요? 강선교사를 보면 따뜻합니다.
사랑이 일방적일 때는 늘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선교사를 바라보는 마음이 안쓰럽고 기도해야 하는 마음입니다. 그런데, 선교사에게서 다시 사랑이 돌아오게 되면 안타까운 마음이 아니고 따뜻한 것입니다. 그렇게 사니까 선교지에서도 선교사 사이에서도 오래 갈 수 있습니다. 늘 같이 나누려고 하고 들어오면 다시 내보려고 합니다. 그것이 좀 지나쳐서 사모님에게 욕도 먹고 힘들어 하지만 늘 그렇게 살아 갑니다.
제가 강선교사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다구요? 아닙니다. 강선교사는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그랬습니다. ‘소명’이라는 영화 때문에 알려지기도 하고 사실 선교사로 그것만 가지고 돌아다녀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것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누가 초청을 해도 안간다, 누가 만나자고 해도 안간다. 미국오면 저를 졸졸 따라다니며 힘들게 만듭니다. 신대원 다닐 때 같이 고민했던 우리는 예수 팔아서 먹고 사는 사람인데, 예수님 팔아도 좀 폼나게 팔고 싶다는 것을 지키고 싶은 것입니다.
이번에는 떠날때도 특이하게 떠났습니다. 파송선교사이니 선교담당인 김형철 목사님에게도 Ride가 준비되었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저는 방송할 시간이라 인사도 못했는데 우버를 불러서 갔다고 합니다. 나원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