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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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남2024-02-07 09:40
작성자 Level 10

지난 추수감사절에 미리 약속되었던 만남이 있었습니다. LA에서 목회하는 선배의 집에서 초대가 있었지만 갈 수가 없었습니다강선교사 아이들그리고 조성우 목사 가족이 와 있었기에 갈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다 데리고 오라고 했지만 그 좁은 집에 한 30여명이 모였을 것이고우리가 모두 간다면 민폐일 것이 분명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날 만남을 기대하였던 분들이 계셨습니다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분들입니다미국에 와서 일년에 겨우 한번 인사를 드릴까 하는 선배목사님들그리고 후배들입니다저는 성격이 일부러 전화해서 만나자고 하는 것을 잘 못하는 편입니다그러다 보니 그런 모임에는 불러주어야 가고그나마도 제가 사정이 생겨 못가게 되면 2년여 만에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그때 뵙지 못한 어른이 섭섭하셨나 봅니다금요일 집에 돌아오는 길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저녁 약속있어?” “없습니다” 했더니 그럼 밥이나 먹자 하시길래 아내랑 급히 연락을 하고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세가정이 모여 이야기하는데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어 만난 자리가 아닙니다그냥 시시한(?)이야기를 하다가 헤어졌습니다사모님이 그냥 집에서 밥먹기 싫어서라고 하시는데보고 싶으셨던 것입니다그리고 두어시간 시시한 이야기 하고 오는데 마음이 좋았습니다.

가슴떨리게 하는 자매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20년전 노래선교단지도할 때 반주를 맡았던 자매이고 대학생 연합회 부회장으로 아주 많은 수고를 한 자매입니다지금은 한국 온누리교회 성가사로그리고 삼성직원 합창단을 지휘하고 있는 음악적으로 누구보다 능력이 있는 자매입니다.

한국에 있을 때 가족같았습니다얼마나 사랑했는지그친구 일이라면 멀다하지 않고 찾아 갔던 것을 기억합니다더구나 집사람이 예림이 낳은지 얼마되지 않아 필리핀 선교를 다녀와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그때자매의 어머니가 예림을 아예 데리고 가셔서 열흘정도를 돌보아 주셨습니다그러니 어찌 그런 관계를 잊겠습니까?

14년전 작은 아파트에 살 때 신혼여행와서 같이 보내고이제 두아이의 엄마가 돼서 12월에 미국을 방문한다고 합니다조심스럽게 목사님 집에 가고 싶은데가도 되느냐고 묻습니다남편이 아주 잘나가는 기업맨이고불편한 것 모르고 살았던 자매입니다그런데우리 집에 머무는 것을 행복하게 말을 해 주었습니다. “꼭 와라” 하면서 지나는 말로 예전에 보냈던 사람들이 그리워라고 했습니다그랬더니 그 친구도 목사님 저도 요즘 그래요라고 말하길래 웃고 말았습니다.

이용희 교수님에게 연락이 왔습니다다큐멘타리 영화 나는 더 이상 게이가 아닙니다’ 촬영팀이 미국에서 뉴욕과 LA에서 시사회를 갖는데 생각나서 전화했다고 합니다무리해서라도 저희 교회에 들리도록 무언의 압력(?)을 넣었는지 감독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수요일은 당회가 있고 토요일은 그들이 어렵고 주일날은 동부로 가기에 결국 일정을 잡지 못하게 되었습니다일정을 잡지 못했지만 고마웠습니다잊지 않고 그런 일들로 시간도 맞지 않는 곳에 잠자지 않고 연락하고 도움을 주려고 했던 마음을 그냥 받았습니다.

갑자기 만나서 시시한(?) 이야기를 해도뜸금없이 몇 년만에 연락을 해서 그 집에 머물겠다고 해도밤에 전화해서 이러저러한 분들이 있는데 소개할까 라고 이야기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사람들....

가끔은 아무런 주제없이 엄마하고 나누는 그런 시시한 대화수년만에 가도 그냥 어제 자고 다시 집에 들어가는 그런 느낌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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