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마틴초등학교를 위한 Yard sale을 했고, 수고한 것 이상으로 기쁨의 소식이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남전도회 골프대회가 유진벨 재단을 돕는 것이었다면, 올해는 마틴초등학교를 위한 골프대회였습니다. 올해는 골프를 즐기는 분들이 주를 이뤄서 그런지, +2를 친 장종순 집사님을 비롯하여 꽤나 많은 분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고 합니다.(사실 저는 자꾸 들어도 골프 계산 방식은 금방 잊어버립니다. 제가 놀라지 않으니까 저건 일반 프로선수들 점수다 라고 알려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번 골프대회는 저에게도 기대되는 것이 있었습니다. 매년 골프대회를 하면 시작기도를 하고 내려오는데, 작년부터 시작하는 타구를 하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작년 이맘때 처음으로 휘두를 때, 주변에서 ‘공맞기 어렵습니다’ ‘공이 밑으로 그냥 구를 것입니다. 실망하지 마세요’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몇분이 오셔서 하시는 말씀을 듣고, 그냥 밀어 쳤는데 제대로 맞고 상당히 멀리 간 느낌이었습니다. 그러자 제 마음에 ‘골프 별것 아니네. 이렇게 한번 휘둘러도 맞는 것을 가지고...’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골프라는 것은 저같은 사람에게는 아무 때나 휘둘러도 마음만 먹으면 나가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돌아가신 이병철 삼성 창립자가 이세상에서 본인 마음대로 안되는 것이 골프와 자식이라고 했는데, 그건 틀린 말이다 생각한 것입니다.
지난 토요일에 이용희 교수님을 공항에 내려 드리고 다시 골프대회를 하는 곳에 시간 맞춰 갔습니다. 운전하면서 이번에는 풀스윙으로 공을 아예 멀리 보내버리자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내가 휘두르는 골프채에 공이 안맞는 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드디어 저에게 시간이 왔습니다. 연습삼아 낙엽위를 휘둘렀는데 땅을 맞추지는 않고 낙옆위를 휙휙 잘 휘두릅니다. 이번에도 더구나 풀스윙을 하니 낙옆이 날라가듯이 공이 날라갈 것이라 추호의 의심도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때리는 순간 타이거 우즈처럼 공이 날라갈 것입니다. 그리고 교인들에게 이런 아무나 휘둘러도 맞는 스포츠를 왜 하십니까? 멋진 멘트도 날릴 것이다 생각했습니다.
앞에 서서 연습삼아 휘두르는데, 교인들이 “뽐이 한두번 한 뽐이 아니다” 칭찬해 주십니다. 저는 그 말씀이 진짜인줄 알았습니다. 드디어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처음 자신있게 공을 올려 놓고 휘둘렀는데, 공이 맞지 않은 것입니다. 다시 한번 휘둘렀는데도 공이 맞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마음을 정돈하고 휘두른 세 번째 공, 골프채에 공이 맞는 느낌이 옵니다. 그리고 공은 ‘톡톡톡’ 앞으로 굴러 갔습니다.
진짜 실력이 나온 것입니다. 속일 수 없는 진짜 실력이 말입니다. 작년에도 한번이 아닌 같이 시합이라도 했다면 올해와 똑같은 결과를 가졌을 것입니다. 사람이 겸손해 졌습니다. 작년에는 한번 휘두르고 ‘별 것 아니네요’라고 하고 인사하고 왔는데, 이번에는 마지막에 치시는 분들까지 보고 왔습니다. 그러면서 저렇게 나가는 것이 보통이 아닌 것이구나 알게 되었습니다.
그 자리에 서보지 않을 때 우리는 쉽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서보면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알게 됩니다. 가끔 다른 사람이 해놓은 것을 쉽게 말해버리는 우리들입니다. 이번 골프대회에 두 번의 헛스윙은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골프 잘치시는 분들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