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달력에 특별한 날이 빨갛게 표시되어 있는 것처럼, 교회력은 특별한 날이 정해져 있습니다. 일반 달력에도 들어가 있는 교회의 특별한 날들이 있다면 우리가 잘 아는 부활절, 추수감사절, 그리고 성탄절입니다.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날들이 있습니다. 10월 달에는 종교개혁을 기념하는 주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성령강림절이 있습니다. 어린이주일, 어버이주일도 있습니다. 그리고 기간적으로 지키는 것이 바로 사순절, 그리고 고난주간입니다.
집사람과 같이 일하는 분들은 필리핀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훈련을 받았는지, 평소에는 그렇지 않다가도 사순절이 되면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천주교 신자들이 대부분인 분들은 그렇게 보냅니다. 기독교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우리는 늘 십자가를 묵상한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는 것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한주일 보내는 고난주간이 참 중요합니다. 고난주간을 어떻게 하면 잘 보낼 수 있을까요? 매일 나오는 특별새벽기도도 참 좋습니다. 매일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제대로 믿지도 않았던 중고등학교 시절에 이때만큼은 새벽예배를 다녔습니다. 왜 그런지 그래야만 한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부활절 새벽예배만큼은 늘 지역마다 같이 모여서 예배를 드렸었습니다. 여의도광장에 모였던 적도 있습니다. 제가 자랐던 장안동은 늘 학교운동장에 모여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러면 기를 쓰고 그런 예배를 참석했었습니다.
좀 더 자란다음부터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예수를 떠났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예수님을 다시 만난 후에 다시 고난주간을 보낼 때는 보통 금식을 했었습니다. 십자가를 생각하고 삶을 다시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요즘 예전 종교개혁자들이 했던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은 당시 교회들의 문제를 생각하면서 종교개혁을 일으켰습니다. 교회의 문제가 되는 것을 버리면서 참으로 좋은 것들도 버렸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보통 ‘목욕물 버리면서 아기까지 같이 버렸다’라고 표현했습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닌 예배의식과 교회력입니다.
물론 개혁교회 중에서는 이런 모든 절기를 인정하지 않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성경에 없다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탄절을 지키지 않는 교회도 있습니다. 성경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하기 보다는 이런 날들을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보낼까 생각하며 우리자신을 훈련시키는 기간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난주간을 잘 보내는 것은 참 좋은 것입니다. 군인들에게 일 년에 한번정도 하는 특수훈련이 있습니다. 유격훈련도 있고 혹한기 훈련 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때는 일반적인 훈련과는 아주 다르게 집중적으로 훈련하여 전투력을 올립니다. 그렇게 한번 하고 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들어옵니다.
고난주간을 잘 보내는 것은 내 자신에게 참 유익하다라는 생각을 갖습니다. 그때만 잘 보내면 된다는 것이 아닌, 내 자신의 경건을 위해 훈련하는 것입니다.